기아가 19일 경기도 어반프레임 미디어팜 스튜디오에서 EV9 개발 실무진 인터뷰를 진행했다. 참석한 인원은 손병관 책임, 신용수 책임, 김태헌 책임으로 각각 PE 시스템, 공력성능, 제동 시스템 담당이다.
즉, 'EV9'이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 501km를 가능케 한 주역들인 셈. 차체 길이만 5미터가 넘고, 2.4톤에 육박하는 무게를 가진 EV9이 어떻게 넉넉한 주행가능 거리를 확보할 수 있었는지 물었다.
'EV6 GT 고성능 시스템 담은 파워트레인' - 손병관 PE 책임연구원
Q. EV9의 크기와 무게를 감안하면 1회충전 주행거리 500km는 쉽지 않은 목표였을 걸로 생각한다. 어떤 과정을 거쳤나?
A.우선 EV9은 99.8kWh에 이르는 4세대 대용량 고전압 배터리를 장착했다. 아울러 모터와 배터리 관련 냉각 시스템 개선에 주력했다. 전사적 역량을 동원한 결과 전비 향상을 이룰 수 있었는데, 대표적으로 사운드시스템 앰프의 유휴 시 전압을 가변해 소모 전력을 줄인 사례를 들 수 있다.
Q. EV6 GT에 적용한 2-스테이지 모터 시스템을 EV9에도 적용했다. 양자간의 차이는?
A. 2-스테이지 모터 시스템은 듀얼 인버터를 적용해 주행 상황에 따라 인버터 작동 갯수를 조절하는 시스템이다. EV9의 경우 정속 주행 시 인터버 1개, 추월 상황과 같이 고출력이 필요할 땐 인버터 2개를 모두 사용하는 방식으로 세팅했다. 따라서 고출력과 고효율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게 했다.
Q. EV6 GT와 파워트레인 비슷한 구성인 듯하다. EV9의 고성능 버전인 GT도 출시한다는 뜻인가?
A. 고성능 버전인 EV9 GT도 개발 중이다. 출력은 500마력 대 중반으로 EV6 GT와 거의 유사한 출력 세팅을 갖출 예정이다.
'디자인 콘셉트 유지한 채 공기 저항을 최소로' - 신용수 공력개발 책임연구원
Q. 내연기관 시절에도 공력 성능은 중요했다. 전동화 파워트레인으로 바뀐 이후 어떤 점들이 달라졌고 주요 차별점은 무엇인가?
A. 물론 내연기관 시절에도 공력 성능은 중요했지만, '연비'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는 엔진 효율이었다. 반면, 전동화 파워트레인은 엔진이 없음으로써 공력 성능이 더 중요한 '전비' 향상 요소로 떠올랐다. 같은 공기 저항 계수를 줄였을 때 전기차의 연료 효율이 3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또한, 차체 하부 구조에 공기 저항을 일으키는 배기 라인이 사라지고 배터리가 자리하면서 차체 아래를 지나는 공기의 유속이 빨라졌다. 이를 효과적으로 제어해 연료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Q.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한 3D 언더커버도 적용했다. 설명 부탁한다.
A. 주행 시 고속으로 회전하는 타이어가 공기 저항을 만드는 주요 요소다. 휠 아치에 과도한 압력이 생기는 점과 휠을 통과한 공기가 와류를 일으키는 요소들이 대표적인 공기저항 포인트다. 3D 언더커버는 이를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한다. 또한 이런 형상을 도출해 내기 위해 반복적인 CFD를 통해 가장 이상적인 형태를 갖출 수 있었다.
Q.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디자인에 손을 델 수밖에 없는데 디자인 팀과 마찰은 없었나?
A. 고객들이 러기드한 디자인의 대형 SUV를 원한다는 전사적인 동의가 있었다. 때문에 형태를 유지하면서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디자인 팀이 공력 실험실에 방문해 함께 솔루션을 찾아낸 사례도 있다. 앞쪽 휠 플랫의 r 값이 뒤쪽보다 앞으로 갈수록 부드럽게 펴지는 게 그렇고 리어 스포일러의 각도가 급격히 깎아지른 형상으로 빚어진 것들이 대표적이다.
Q. 목표 공력 성능을 초과 달성했다고 들었다. 초과 달성 수치는 어느정도인가?
A. EV9의 타겟 공력 성능 수치는 0.300 Cd였다. 하지만 '조금 더, 조금 더'의 자세로 연구하다 보니 0.28Cd를 달성할 수 있었다.
'회생 제동의 자연스러움은 우리가 세계 최고’ – 김태헌 제동설계 책임연구원
Q. 제동설계 팀은 어떤 일을 하는 부서인가?
A. 제동 상황 전반에 걸친 감각을 조율하는 부서다. 전기차 시대에 들어서는 제동 상황에 회생 제동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구현하는지 초점을 맞추고 있다.
Q. EV9은 2세대 IEB(통합형 전동 부스터)를 처음 적용했다. 이 시스템이 주행가능거리 향상에 어떤 효과가 있는가?
A. 작은 사이즈와 가벼운 무게로 전비 향상 및 엔진룸 레이아웃의 자유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시스템 자체로도 ABS가 개입할 정도(0.8g 이상)의 고감속 영역에서도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에너지 회수율을 최대로 끌어낼 수 있다. 전세계 최고 수준이라 자신한다.
Q. 타 브랜드 대비 회생 제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한다는 뜻으로 들린다. 그렇다면 현대차그룹 전기차의 브레이크 패드 수명은 어느 정도라고 판단하나?
A. 반영구적이라고 생각한다. 급감속 상황을 최대한 줄이고 부드럽고 얌전한 운전을 하는 상황이라면 회생 제동만으로 대부분의 제동 상황을 커버할 수 있기 때문이다.
Q. 가벼운 질문이지만 고속도로 주행 시 회생 제동을 최대로 세팅하는 게 전비에 유리한가 끄는 게 유리한가?
A. 회생 제동 단계는 고속 주행 시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회생 제동 단계는 단순히 브레이크 페달을 더 자주 밟느냐 가속 페달만으로 가속 및 제동을 제어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