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이하 KAMA)는 3일 보도자료를 내고 향후 BYD 등 중국 전기승용차의 한국 진출 본격화에 따른 국산 전기차 경쟁력 강화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KAMA는 BYD 일본시장 현황과 국내 업계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KAMA는 이 보고서에서 BYD가 우리나라보다 먼저 진출한 일본시장의 현황을 소개하고 업계 시사점으로 ‘전기차 틈새 시장을 선점할 우려가 있다’며 ‘국내 업계 내수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소개했다.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계는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시장 전략을 구사할 수 있으며, 비교적 높은 브랜드 인지율로 틈새시장을 공략할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KAMA는 보고서를 통해 ‘하지만 BYD가 앞서 진출한 일본 시장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시장에서도 초기 성과는 제한적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실제 BYD는 일본 시장에 자사의 대표 모델 아토3와 씰, 돌핀 등을 순차적으로 투입하며 판매 확대를 노렸지만 올해 4월 이후 일본정부가 보조금을 줄이기 시작하며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BYD의 일본내 판매량은 승용차 부문 1,742대로 목표치에 한참 못 미쳤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96.6% 증가했다.
KAMA가 BYD 한국 시장 진출에 있어 초기 성과를 비교적 크게 보지 않은 데에는 일본시장에 이런 진출 결과를 도출하며 한국 시장이 일본 시장처럼 자국 브랜드 점유율이 높다는 데에 이유를 들었다. 일본 자동차 시장은 자국 브랜드 판매율이 94%에 달한다. 해외 수입차 시장은 이 가운데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대부분 차지하는 시장이다. 한국과 유사하다. 물론 전기차 비중은 일본이 전체 2.2%인데다 성장율도 저조한 편이라 이는 국내 상황과는 조금 다르다.
이런 일본 시장과 한국 시장의 유의성 그리고 올해 9월 기준 수입 전기차 월간 판매량이 2,753대로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는 점은 BYD이 한국 내 초기 성공 가능성에 대해 낙관적이기 어렵다는 이유다. 반면 KAMA는 한국 내에서 비교적 높은 브랜드 인지율을 바탕으로 젊은 소비자층이나 플릿 판매(영업용 차량, 렌터카)를 공략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종합 자동차 전문 기업 도이치오토모빌 그룹이 28일, 권혁민 도이치모터스 대표를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국내외를 넘나들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 일선에서 실무자와 경영자로서 능력을 입증해온 권혁민 도이치오토모빌 그룹 신임 부회장은 “외부에 존재하는 기회와 내부의 핵심 가치 및 역량을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개방적 네트워크 조직으로 도이치오토모빌 그룹을 발전시켜 세계의 다양한 인재들이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기술과 가치가 격동하는 현 시대에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라며 “도이치오토모빌 그룹이 보다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모든 임직원이 힘을 모아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1986년생인 권혁민 신임 부회장은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삼성물산 상사부문에서 글로벌 세일즈 분야 실무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016년 도이치모터스 전략기획실에 입사한 이래 세일즈, AS, 마케팅, 딜러 네트워크 등의 영역에서 폭 넓은 경험을 쌓으며 성과를 나타내 왔다.
2021년 도이치모터스 대표로 취임한 후로는 딜러십 서비스 확대를 비롯해 중고차, 모빌리티, 파이낸셜 등 미래 성장동력을 모색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이끌었다. 딜러십 부문에서는 BMW, MINI, 포르쉐, 재규어랜드로버 등 기존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높이는 한편, 매년 브랜드 확장을 병행해 아우디, 람보르기니, 애스턴마틴, BYD 딜러십 계약을 새롭게 체결했다. 이를 통해 국내 대표 수입차 딜러사로서의 공고한 입지를 업계에 재확인시켰다.
특히 자회사인 DT 네트웍스는 최근 전 세계 전기차 판매 1위 브랜드인 BYD의 국내 사업 딜러십을 확보하며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에 서울 서초와 강북, 수원 도이치오토월드, 경기 분당 및 일산에 BYD 브랜드 전시장을 새롭게 오픈해 수도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동시에 부산과 창원에도 BYD 전시장을 열어 부산·경남 지역 고객에게 새로운 전기차를 소개할 예정이다.
도이치오토모빌 그룹이 프리미엄 브랜드, 슈퍼카 브랜드와 더불어 전 세계 1위 전기차 브랜드 딜러십까지 영역을 확장한 데에는 자동차 전문 기업으로서 쌓아온 노하우와 함께 권혁민 신임 부회장의 글로벌한 경영 방침 및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권혁민 부회장은 자동차 산업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으로 수입차 국내 법인 경영진은 물론, 각 브랜드 본사 경영진과도 직접 소통하고 빠른 의사 결정을 내려왔다. 이에 대한 카운터파트너의 긍정적인 평가가 도이치오토모빌 그룹의 멀티 딜러십 구축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모빌리티 플랫폼, 해외 금융시장 개척 등 신사업 발굴에 적극 앞장
권혁민 신임 부회장은 신사업 발굴에도 적극 앞장서고 있다. 우선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전문기업 차란차㈜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중고차 시장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블록체인 개발사인 ‘앱토스 랩스(Aptos Labs)’와 웹3(Web3)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앱토스 네트워크 기반의 중고차 웹3 프로젝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여기에는 임의로 정보 수정이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정보량을 늘리면서 시장의 신뢰도까지 제고할 수 있다는 권혁민 부회장의 비전이 담겨 있다. 2023년과 2024년, 아시아 최대 B2B 웹3 컨퍼런스 ‘어돕션(Adoption)’에 연사로 직접 참여한 권혁민 부회장은 자동차 시장의 상호 신뢰를 높이는 방안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제안하고, 실물경제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며 업계 관계자들과 깊이 논의한 바 있다.
권혁민 부회장은 올해 친환경 자동차 산업을 겨냥한 ‘DT 이노베이션(DT Innovation)’도 새롭게 설립했다.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로 인해 지속가능한 자동차 솔루션에 대한 요구가 가속화되는 만큼, 시장의 니즈에 보다 빠르게 대응하고자 TF를 직접 구성해 진두지휘하고 있다. DT 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지속가능한 차량 부품 등의 영역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지난 2022년 도이치오토모빌 그룹이 인수한 부산 사직오토랜드와 세계 최대 자동차 멀티플렉스인 수원 도이치오토월드, 온라인 플랫폼 차란차 간의 시너지 효과 창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자동차 금융 전문 자회사 도이치파이낸셜이 지난해 12월 인수한 캄보디아 소재의 여신 전문 기업 ‘BAMC FINANCE PLC.'를 통해 동남아시아 금융 시장을 개척하고 신규 수익 창출을 도모할 예정이다.
젋은 리더와 젋은 조직이 조화 이룬 도이치오토모빌 그룹의 새로운 시작
도이치오토모빌그룹은 아직 30대에 불과한 ‘젊은 글로벌 리더’와 평균 연령 35.1세인 ‘젊은 조직’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그룹의 제2막을 새롭게 맞이한다는 계획이다.
권혁민 대표 체제에서 다각적인 도전을 펼쳐온 도이치오토모빌 그룹은 지난해 매출 2조원을 돌파하며 창사 이래 최대 매출액 달성 기록을 세웠다. 이는 국내 수입차 시장이 2019년 이후 4년 만에 역성장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룬 성과라 그 의미가 더욱 뜻깊다. 올해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1조5533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불경기 속에서도 2년 연속 매출 2조원 달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024년 국내 500대 기업 최고경영자 중 가장 젊은 CEO로 이름을 올린 바 있는* 권혁민 부회장은 ▲선제적인 투자, 직원 복지 향상,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한다는 도이치오토모빌 그룹의 경영 철학과 ▲젊은 조직이 갖춘 다양한 아이디어와 적극적인 실행력에 ▲젊은 글로벌 리더의 신속한 의사 결정 능력과 과감한 도전정신을 결합해 그룹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2024년 리더스인덱스 보고서: DART 기준 국내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기업 데이터
권혁민 신임 부회장은 “자동차 전문 기업으로서 도이치오토모빌 그룹이 지닌 강점과 노하우에 한층 내실 있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더해 그룹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아가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국내외 전반에 걸친 충분한 외연 확장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동시에 자사주매입 및 소각, 배당금 지급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에 출시하는 미국차들의 가격 인상 폭이 크다. 2024년 초부터 포드 머스탱, 레인저, 지프 글래디에이터 등 모두 1천만 원 이상 올랐다. 신형 콜로라도 역시 마찬가지. 2,710만 원이나 인상했다. 이전 세대 대비 57%나 상승한 것이다. 높은 사양만 도입한 점도 있지만 주된 이유는 환율이다. 환율이 2세대 콜로라도 출시 때보다 약 200원 올랐다.
신형 콜로라도는 국내에서 Z71 단일 트림으로 판매한다. 미국에서 비슷한 사양으로 구매하면 4만 9천 달러(한화 약 6,830만 원)가 넘는다. 세금이 붙지 않은 생산자 권장 가격(MSRP)이다. 이를 보면 7,810만 원이라는 가격이 나름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하위 트림이 없어 진입 문턱이 높은 건 아쉽다.
실용적인데 멋진 기능적 디자인
이번에 시승한 쉐보레 콜로라도는 3세대 모델로 완전 신형이다. 디자인, 크기, 엔진까지 모두 변했다. 겉모습은 높은 차체와 입체적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특히 볼록 솟아 있는 보닛과 부푼 펜더가 입체감을 더했다. 그릴은 대폭 키우고 검은색으로 칠했다. 그릴 중앙 배치한 쉐보레 배지는 은은하게 빛난다. 투박한 트럭보단 스포티한 SUV 느낌이다.
측면은 오프로드 성능을 강화한 것이 보인다. 앞 오버행을 줄이고 휠 하우스 공간을 키웠다. 덕분에 진입각은 29.1도까지 확장하고 휠은 35인치까지 장착할 수 있다.
사이드 미러는 가로로 길고 날렵한 디자인이다. 실제 사용하면 세로로 더 길었으면 시야 확보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사이드 미러 락폴딩이 안되는 것도 아쉬웠다.
리어램프는 면발광 LED를 적용했다. 이 안을 구성하는 브레이크 등과 방향지시등은 벌브타입 전구를 장착했다. 방향지시등은 빨간색으로 점등한다. 차 금액을 생각하면 LED 타입이 아닌 점이 의아하다.
적재함은 편의성이 돋보인다. 적재함 커버에는 가스리프트를 적용했다. 덕분에 손쉽게 여닫을 수 있다. 적재함 내부에는 220V 파워 아웃렛과 별도의 수납공간도 마련했다.
또한 특수 코팅으로 마감해 부식과 오염을 방지했다. 여기에 적재함 발판과 적재함 커버 안쪽에 치수를 새기는 등 세밀함도 볼 수 있었다.
실내는 직관적인 구성이 특징이다. 물리 버튼을 적극 활용했다. 실내 중앙에는 11.3인치 화면을 거치형으로 장착했다. 화면 위치가 높아 시인성이 좋았다. 화면을 구성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선명한 그래픽과 빠른 반응속도를 보였다. 또한 오프로드 기능, 폰 프로젝션, 카메라 등 자주 사용하는 버튼은 화면 왼쪽에 배치했다. 카메라는 다양한 각도를 지원한다.
특히 트레일러와 하부 카메라가 인상적이다. 워셔액으로 카메라 세척도 가능하다. 다만 자체 내비게이션은 없다. 무선 폰 프로젝션을 지원해 이에 대한 큰 불만은 없었다.
11.3인치 화면 아래에는 공조 조작과 주요 버튼을 배치했다. 모두 물리 버튼이라 직관적이고 사용성이 매우 좋았다. 기어 레버와 구동 모드 전환도 물리적으로 작동한다. 덕분에 운전하며 화면을 조작할 일이 적다.
실내 소재는 플라스틱과 우레탄 위주로 구성했다. 대부분 딱딱한 촉감이다. 색상은 검은색과 빨간색이 조화를 이룬다. 시트는 푹신한 편이고 몸을 잡아주는 느낌은 적다. 열선, 통풍, 전동 시트를 적용해 편의성이 좋다. 시트 포지션은 높다.
2열은 협소하다. 머리, 다리 공간 모두 좁다. 또한 내릴 때 B필러에 다리가 걸린다. 장거리 이동에는 불편함을 느낄 것 같다. 그래도 2열 편의 사양은 많다. 암레스트, USB 포트, 공조장치, 220V 파워 아웃렛도 장착했다. 적재함과 실내 사이에 작은 쪽창까지 마련했다.
트럭이지만 대형 SUV와 별 차이 없는 주행감
3세대 콜로라도 파워트레인은 2.7L 4기통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렸다.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54kg.m를 발휘한다. 냉간 시 시동을 거니 차체 진동이 가솔린 엔진의 것과는 다르다. 유독 공회전 시 진동이 마치 디젤의 것처럼 도드라진다.
초기 발진은 준수했다. 높은 토크 덕분에 시내 주행에서는 rpm을 높게 쓸 필요 없었다. 고속에서도 꾸준한 가속 성능을 보였다. 변속은 부드럽고 나긋하다. 트럭임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는 범위에서 차분한 변속속도를 낸다. 브레이크 페달의 초반 답력은 약하지만 깊어지며 힘이 배가되는 설정이어서 적응이 쉽다. 트럭에 짐을 가득 싣더라도 제동에 불안감을 느끼기 어려운 이유다.
기대하지 않았지만 시승 내내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방음 대책과 승차감이었다. 트럭을 시승하기에 마음을 단단히 먹었지만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쉐보레 콜로라도는 올터레인 타이어를 꼈다. 소음에 취약할 수밖에 없지만 노면 소음을 잘 억제했다. 100km/h가 넘는 속도에서도 조용하다. 두꺼운 유리를 장착해 풍절음도 잘 막았다.
특히 더욱 인상적이었던 점은 승차감이다. 전지형 타이어와 바디 온 프레임 차체 그리고 판스프링 서스펜션. 심지어 적재함에 짐도 싣지 않은 공차 상태다. 승차감을 좋게 만들 요소는 무엇하나 없는 조합이다. 그럼에도 저속에서 과속 방지턱, 장애물을 넘으면 넘실대며 꽤 부드럽게 넘어간다. 상하의 움직임이 매우 적은 것이 특징이다.
고속에서도 안정감이 좋다. 80km/h~120km/h 고속 주행 시 차체 움직임이 크지 않아 출렁거리는 느낌, 불안정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코너에서도 동일했다. 여기에 스티어링 감각도 부드럽고 가운데 유격이 없는 것도 좋았다. 장시간 주행하면 트럭을 몰고 있다는 사실을 잠시 잊을 정도.
물론 일부 구간에서는 트럭의 한계가 보인다. 30km/h 이상으로 방지턱을 넘거나 고속에서 포트홀 지날 때 몸에 힘을 빼고 있으면 헤드레스트에 뒤통수가 부딫친다. 특히 연속적인 요철이나 고르지 못한 노면을 지날 때 차체 진동이 크다.
주행 보조 장치는 한 세대 전 기능이라 느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방지 장치, 보행자 인식 등 다양하지만 앞차와 간격이 한없이 넓다. 또한 차선 중앙 유지도 없다.
이번 올 뉴 콜로라도를 시승하면서 승차감, 편의 기능 크게 하나 부족한 점 없었다. 오래 주행하고 있으면 SUV를 몰고 있나 착각이 들 정도다. 2,710만 원이라는 높은 인상 폭에도 충분한 매력을 느꼈다. 실제 쉐보레는 초기 물량 400대를 완판하고 추가 도입을 검토 중이다. 새로운 국산 픽업트럭이 등장해도 이런 인기가 유지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대자동차가 6일 ‘디 올 뉴 팰리세이드 (The all-new PALISADE, 이하 신형 팰리세이드)’ 디자인을 공개했다. 지난 2018년 첫 출시 이후 6년 만에 완전 변경으로 돌아온 것이다. 특징으로 기존 디자인 언어는 유지하면서 내외부 디자인과 편의 사양을 개선한 점들을 꼽을 수 있다.
신형 팰리세이드 외모를 살피면 기존 단단해 보이는 이미지를 고스란히 유지한다. 다만, 수직적인 DRL과 수평적인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을 조합해 보다 견고한 뉘앙스를 담았다. 아울러 센터 포지셔닝 램프와 높은 후드의 균형을 통해 웅장한 조형미도 뽐낸다.
옆 모습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짧아진 앞 오버행이다. 길어진 휠베이스를 통해 만들어낸 비율로 전반적인 비율을 날렵해 보이게 만드는 요소다. 또한 커다란 차체에 안정감을 불어넣는 데에는 21인치 휠도 큰 역할을 한다. 꽉 찬 휠 하우스와 빼곡히 들어찬 스포크를 통해 고급감도 엿볼 수 있게 했다. 여기에 창문틀 크롬 장식을 D 필러까지 연장해 실제 크기보다 더 큰 차처럼 보이게 하는 디자인 포인트도 적용했다.
뒷모습은 이전 대비 차분한 분위기로 꾸몄다. 장식 요소를 최대한 덜어내고 차체색을 넓게 펼친 것이다. 리어 램프 위치도 과거 대비 낮게 배치해 시각적 무게 중심을 낮췄고 그래픽까지 층층히 배치해 앞모습과 같은 디자인 맥락을 유지했다.
인테리어도 완전히 새롭게 변했다. 과거 개방감을 중시했다면 신형에선 승객을 감싸 안는 분위기로 구성했다. 높게 솟은 대시보드는 모든 기능을 품에 안는 형태로 만들었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각각 12.3인치)는 하나의 패널로 구성해 스티어링 휠 뒤에 위치했고 토글스위치를 품은 두터운 수평바를 배치해 고급감을 끌어올렸다. 공조장치 뭉치도 직관적인 사용성을 강조해 물리 다이얼과 터치 버튼을 조합해 배치한 점도 반갑다.
특징적인 요소는 1열 암레스트를 들어올려 추가 좌석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버스 전용차로 이용이 가능한 건 물론, 구매시 개별소비세 면제 혹은 사업자 구매의 경우 부가가치세 환급 혜택도 받을 수 있다.(9인승 선택 시)
더불어 2열은 7인승 독립 시트와 9인승 6:4폴딩 시트 중 고를 수 있다. 3열 좌석도 6:4 폴딩이 가능해 용도에 따라 수납공간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
신형 팰리세이드 외장 색상은 어비스 블랙 펄, 크리미 화이트 펄, 쉬머링 실버 메탈릭, 로버스트 에메랄드 펄 등의 기존 색상을 그대로 고를 수 있다. 여기에 에코트로닉 그레이 펄, 캐스트 아이언 브라운 펄, 갤럭시 마룬 펄, 클래지 블루 펄 등 4개의 신규 색상도 추가해 고객의 선택 폭을 늘렸다.
내장 색상은 블랙 원톤, 그레이 투톤, 브라운 투톤, 네이비 투톤, 다크그레이 투톤 등 총 5가지 중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이번 디자인 공개에서 공식적인 스펙은 소개하지 않았다. 현대차에 보다 상세한 스펙과 가격에 대한 문의 결과 공식 출시 일정에 맞춰 공개한다는 게 현대차 입장이다.
기아는 5일(목)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61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250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기아는 올해 수출의 탑을 수상한 1,540여 기업 중 수출액 전체 1위를 차지했으며, 송호성 사장이 수출의 탑을 수여받았다. 기아의 해당 기간(2023년 7월1일 ~ 2024년 6월30일) 수출 실적은 256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235억달러) 대비 9.0% 증가하며 2년 연속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이날 기념식에서 기아 윤승규 부사장은 수출 및 판매 확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윤승규 부사장은 ’18년부터 기아 북미권역본부장으로서 현지 판매 및 생산을 총괄하면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아는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 자국 우선주의 확산, 자동차 업체 간 경쟁 심화 등 경영환경 악화 속에서도 경쟁력 있는 전기차 모델 출시 통한 균형 있는 라인업 구성, SUV, HEV 모델 등 고부가 판매 믹스 운영, 신흥시장 육성/개척 노력 등으로 수출을 확대했다. 기아의 수출 증대에는 전기차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9년 2만4,766대였던 기아의 전기차 수출은 ’23년 17만8,412대로 7배 넘게 증가했다.
기아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전기차 EV6를 ’21년 하반기 성공적으로 런칭하며 상품 경쟁력을 입증했고, ’23년에는 플래그십 전기차 SUV 모델인 EV9의 출시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전동화 리더십을 확보했다. 올해는 대중화 전략 모델인 EV3를 선보이면서 다양한 고객층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견고한 전기차 라인업을 구성했다.
기아의 전기차들은 글로벌 올해의 차를 휩쓸며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EV9은 ‘2024 세계 올해의 차’, ‘2024 세계 올해의 전기차’, ‘2024 북미 올해의 차’(유틸리티 부문), ‘2024 독일 올해의 차’(럭셔리 부문), ‘2024 영국 올해의 차’ 등 공신력 있는 글로벌 어워드를 휩쓸었다.
EV6 역시 ‘2022 유럽 올해의 차’, ‘2023 북미 올해의 차’, ‘2023 세계 올해의 차’(세계 고성능 차 부문, EV6 GT)에 선정되는 등 세계 3대 올해의 차 어워즈를 모두 석권했다.
기아는 전기차 수출 확대를 위해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 확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기존 오토랜드광명 2공장을 ‘광명 이보플랜트’로 탈바꿈시켜 현대차그룹 최초 전기차 전용 공장을 구축한 데 이어 내년에는 ‘화성 이보플랜트’를 준공해 전기차 플랫폼을 활용한 PBV(목적기반 모빌리티) 차량을 본격 양산한다.
기아의 최대 수출 실적 달성에는 수출에서 고부가 차종인 SUV와 HEV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 증가가 크게 기여했다. ’19년 기아 수출 중 SUV 비중은 62%였으나, 지난해에는 78%로, 4년 새 16%포인트 상승했다. 스포티지, 쏘렌토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SUV를 중심으로 판매 믹스를 지속 개선한 결과다.
또한 전 세계적 HEV 수요 증가에 적기 대응한 것도 수출 증가에 한몫 했다. 기아의 ’23년 HEV 수출은 12만4,005대로, 전년 9만8,877대 대비 25.4% 증가했다. 유연한 공급체제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실적이다.
기아는 지역별 특색을 반영한 상품 라인업과 강화된 브랜드 경쟁력을 앞세워 해외 신흥시장 육성/개척에도 적극 나서며 지속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기아의 지난해 수출은 미국·캐나다·멕시코를 포함한 북미 40%, 독일·영국·프랑스 등 유럽 31%, 아시아·태평양 10%, 중동·아프리카 10%, 중남미 6% 등 글로벌 전 지역에 걸쳐 있다.
기아는 북미 등 기존 주요 시장 방어와 함께 아중동, 아태, 중남미 등 지역의 육성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아태지역에서는 향상된 브랜드 이미지를 기반으로 호주에서 ’23년에 이어 ’24년 상반기까지 역대 최다 판매를 잇따라 달성했다.
동시에 자동차 시장이 성장세에 있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신시장을 적극 개척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 모멘텀에 힘입어 기아의 수출 실적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1975년 카타르에 브리사 픽업 트럭 10대를 선적하며 시작된 기아의 수출은 20년만인 1995년 누적 100만대를 기록했다. 2011년에는 역사적인 누적 수출 1,000만대를 달성했고, 2020년에는 누적 수출 실적을 2,000만대로 늘렸다. 이후 수출이 더욱 확대되면서 올 10월말 현재 누적 수출 대수는 2,390만대에 이르고 있다.
BMW 그룹 코리아(대표 한상윤)가 오는 12월 13일까지 차량 보증 연장 프로그램인 ‘BMW·MINI 워런티 플러스’와 구독형 차량관리 서비스 ‘BMW 서비스케어 플러스’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특별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행사 기간 내에 BMW 및 MINI 워런티 플러스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최대 15%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차량 인도일로부터 90일 이내에만 가입할 수 있는 ‘워런티 플러스 프리미엄’과 ‘워런티 플러스 라이트’는 10%, 최초 인도일로부터 90일 이후부터 보증기간 만료 전까지 구매 가능한 ‘워런티 플러스 스탠다드’는 15% 할인된 가격으로 가입할 수 있다.
BMW⋅MINI 워런티 플러스 프리미엄은 차량의 무상 보증 기간 연장에 더해 운행 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도 대응 가능하도록 구성한 고객 케어 프로그램으로, 차량 관리에 대한 걱정과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워런티 플러스 프리미엄에 가입하면 업계 최고 마일리지 수준인 5년/30만km까지 보증 기간이 연장되며 신차 교환 프로그램, 토탈 바디 케어 프로그램, 모빌리티 프로그램, 자기부담금 지원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워런티 플러스 스탠다드는 5년/25만km의 무상 보증 기간 연장 혜택과 함께 전면 유리 및 타이어에 손상이 발생한 경우 수리 또는 교체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는 파츠케어 프로그램, 모빌리티 프로그램, 자기부담금 지원 혜택을 제공한다. 워런티 플러스 라이트는 5년/25만km까지 무상 보증 기간을 연장하고 모빌리티 프로그램을 함께 지원한다.
더불어 프로모션 기간 동안 'BMW 서비스케어 플러스'에 가입한 고객에게도 1만원 주유권을 제공한다. BMW 서비스케어 플러스는 최초 등록일로부터 60개월이 지나 BSI 기간이 만료된 고객들도 부담 없이 차량을 관리할 수 있도록 구성한 업계 최초의 구독형 차량 관리 프로그램이다.
BMW 서비스케어 플러스는 스탠다드와 프리미엄 두 가지 멤버십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파워트레인 워런티를 추가로 선택할 수 있다. 합리적인 가격뿐만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시기에 차량 관리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 가입 기간 동안 차량 유지 관리에 대한 걱정 없이 편리하게 이용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한국에 출시하는 미국차들의 가격 인상 폭이 크다. 2024년 초부터 포드 머스탱, 레인저, 지프 글래디에이터 등 모두 1천만 원 이상 올랐다. 신형 콜로라도 역시 마찬가지. 2,710만 원이나 인상했다. 이전 세대 대비 57%나 상승한 것이다. 높은 사양만 도입한 점도 있지만 주된 이유는 환율이다. 환율이 2세대 콜로라도 출시 때보다 약 200원 올랐다.
신형 콜로라도는 국내에서 Z71 단일 트림으로 판매한다. 미국에서 비슷한 사양으로 구매하면 4만 9천 달러(한화 약 6,830만 원)가 넘는다. 세금이 붙지 않은 생산자 권장 가격(MSRP)이다. 이를 보면 7,810만 원이라는 가격이 나름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하위 트림이 없어 진입 문턱이 높은 건 아쉽다.
실용적인데 멋진 기능적 디자인
이번에 시승한 쉐보레 콜로라도는 3세대 모델로 완전 신형이다. 디자인, 크기, 엔진까지 모두 변했다. 겉모습은 높은 차체와 입체적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특히 볼록 솟아 있는 보닛과 부푼 펜더가 입체감을 더했다. 그릴은 대폭 키우고 검은색으로 칠했다. 그릴 중앙 배치한 쉐보레 배지는 은은하게 빛난다. 투박한 트럭보단 스포티한 SUV 느낌이다.
측면은 오프로드 성능을 강화한 것이 보인다. 앞 오버행을 줄이고 휠 하우스 공간을 키웠다. 덕분에 진입각은 29.1도까지 확장하고 휠은 35인치까지 장착할 수 있다.
사이드 미러는 가로로 길고 날렵한 디자인이다. 실제 사용하면 세로로 더 길었으면 시야 확보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사이드 미러 락폴딩이 안되는 것도 아쉬웠다.
리어램프는 면발광 LED를 적용했다. 이 안을 구성하는 브레이크 등과 방향지시등은 벌브타입 전구를 장착했다. 방향지시등은 빨간색으로 점등한다. 차 금액을 생각하면 LED 타입이 아닌 점이 의아하다.
적재함은 편의성이 돋보인다. 적재함 커버에는 가스리프트를 적용했다. 덕분에 손쉽게 여닫을 수 있다. 적재함 내부에는 220V 파워 아웃렛과 별도의 수납공간도 마련했다.
또한 특수 코팅으로 마감해 부식과 오염을 방지했다. 여기에 적재함 발판과 적재함 커버 안쪽에 치수를 새기는 등 세밀함도 볼 수 있었다.
실내는 직관적인 구성이 특징이다. 물리 버튼을 적극 활용했다. 실내 중앙에는 11.3인치 화면을 거치형으로 장착했다. 화면 위치가 높아 시인성이 좋았다. 화면을 구성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선명한 그래픽과 빠른 반응속도를 보였다. 또한 오프로드 기능, 폰 프로젝션, 카메라 등 자주 사용하는 버튼은 화면 왼쪽에 배치했다. 카메라는 다양한 각도를 지원한다.
특히 트레일러와 하부 카메라가 인상적이다. 워셔액으로 카메라 세척도 가능하다. 다만 자체 내비게이션은 없다. 무선 폰 프로젝션을 지원해 이에 대한 큰 불만은 없었다.
11.3인치 화면 아래에는 공조 조작과 주요 버튼을 배치했다. 모두 물리 버튼이라 직관적이고 사용성이 매우 좋았다. 기어 레버와 구동 모드 전환도 물리적으로 작동한다. 덕분에 운전하며 화면을 조작할 일이 적다.
실내 소재는 플라스틱과 우레탄 위주로 구성했다. 대부분 딱딱한 촉감이다. 색상은 검은색과 빨간색이 조화를 이룬다. 시트는 푹신한 편이고 몸을 잡아주는 느낌은 적다. 열선, 통풍, 전동 시트를 적용해 편의성이 좋다. 시트 포지션은 높다.
2열은 협소하다. 머리, 다리 공간 모두 좁다. 또한 내릴 때 B필러에 다리가 걸린다. 장거리 이동에는 불편함을 느낄 것 같다. 그래도 2열 편의 사양은 많다. 암레스트, USB 포트, 공조장치, 220V 파워 아웃렛도 장착했다. 적재함과 실내 사이에 작은 쪽창까지 마련했다.
트럭이지만 대형 SUV와 별 차이 없는 주행감
3세대 콜로라도 파워트레인은 2.7L 4기통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렸다.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54kg.m를 발휘한다. 냉간 시 시동을 거니 차체 진동이 가솔린 엔진의 것과는 다르다. 유독 공회전 시 진동이 마치 디젤의 것처럼 도드라진다.
초기 발진은 준수했다. 높은 토크 덕분에 시내 주행에서는 rpm을 높게 쓸 필요 없었다. 고속에서도 꾸준한 가속 성능을 보였다. 변속은 부드럽고 나긋하다. 트럭임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는 범위에서 차분한 변속속도를 낸다. 브레이크 페달의 초반 답력은 약하지만 깊어지며 힘이 배가되는 설정이어서 적응이 쉽다. 트럭에 짐을 가득 싣더라도 제동에 불안감을 느끼기 어려운 이유다.
기대하지 않았지만 시승 내내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방음 대책과 승차감이었다. 트럭을 시승하기에 마음을 단단히 먹었지만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쉐보레 콜로라도는 올터레인 타이어를 꼈다. 소음에 취약할 수밖에 없지만 노면 소음을 잘 억제했다. 100km/h가 넘는 속도에서도 조용하다. 두꺼운 유리를 장착해 풍절음도 잘 막았다.
특히 더욱 인상적이었던 점은 승차감이다. 전지형 타이어와 바디 온 프레임 차체 그리고 판스프링 서스펜션. 심지어 적재함에 짐도 싣지 않은 공차 상태다. 승차감을 좋게 만들 요소는 무엇하나 없는 조합이다. 그럼에도 저속에서 과속 방지턱, 장애물을 넘으면 넘실대며 꽤 부드럽게 넘어간다. 상하의 움직임이 매우 적은 것이 특징이다.
고속에서도 안정감이 좋다. 80km/h~120km/h 고속 주행 시 차체 움직임이 크지 않아 출렁거리는 느낌, 불안정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코너에서도 동일했다. 여기에 스티어링 감각도 부드럽고 가운데 유격이 없는 것도 좋았다. 장시간 주행하면 트럭을 몰고 있다는 사실을 잠시 잊을 정도.
물론 일부 구간에서는 트럭의 한계가 보인다. 30km/h 이상으로 방지턱을 넘거나 고속에서 포트홀 지날 때 몸에 힘을 빼고 있으면 헤드레스트에 뒤통수가 부딫친다. 특히 연속적인 요철이나 고르지 못한 노면을 지날 때 차체 진동이 크다.
주행 보조 장치는 한 세대 전 기능이라 느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방지 장치, 보행자 인식 등 다양하지만 앞차와 간격이 한없이 넓다. 또한 차선 중앙 유지도 없다.
이번 올 뉴 콜로라도를 시승하면서 승차감, 편의 기능 크게 하나 부족한 점 없었다. 오래 주행하고 있으면 SUV를 몰고 있나 착각이 들 정도다. 2,710만 원이라는 높은 인상 폭에도 충분한 매력을 느꼈다. 실제 쉐보레는 초기 물량 400대를 완판하고 추가 도입을 검토 중이다. 새로운 국산 픽업트럭이 등장해도 이런 인기가 유지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2025년 BYD의 한국 진출보다 앞선 상용차 BYD T4K를 시승했다. 우리나라 1톤 트럭시장은 현대자동차 포터와 기아 봉고가 양분하고 있는 부문으로 매해 18만대 규모다. 이 18만대를 사실상 포터와 봉고 단 2차종이 나눠 갖고 있는 상황.
버스를 비롯한 대형 상용 부문에 앞서 진출한 BYD가 GS글로벌을 앞세워 1톤 트럭시장에 뛰어들겠다는 선언은 자동차 업계에서 이미 몇 해 전부터 돌던 루머가 현실화된 것이다. 그리고 마주선 BYD T4K. 사실 국내 첫 론칭 행사에서 이 차를 처음 보았을 때는 몇 해 전 중국차의 전형을 보는 듯해서 큰 관심이 가진 않았다. 어디선가 본 듯한 디자인, 그럭저럭한 스펙, 모험심 가득한 상품성 등을 무릎쓰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GS글로벌의 판매전략은 매달 다양한 변화를 보이며 구매자들에게 다양한 판촉전략을 펼쳤다. 기본 카고 차량부터 냉동 탑차까지 선택지를 넓히고 실구매가 1,74만원까지 문턱을 낮추는 배수의 진을 펼치는 전략이다.
이질감 덜어낸 BYD T4K 디자인
BYD T4K는 국내 1톤 트럭 사용환경을 감안해 기존 기아 포터나 현대차 봉고 디자인을 따랐다. 언뜻 너무 비슷한 디자인으로 읽히기에 충분할 정도로 닮았다. 트럭시장의 사용자들을 감안해 디자인보다 실용성에 치중했는데, 무엇보다 기존 1톤 트럭들보다 크다. 전후면부는 형태가 거의 같고 측면은 1톤 트럭 전용의 기능과 형태를 따른다. 실내 디자인도 기존 1톤트럭 사용자 입장에서 엠블럼을 제외하면 차별화라고 말할 수 있을 만한 디자인 요소는 거의 없다. 오로지 기능에 충실한 디자인이다.
다만 1톤 전기트럭이라는 배경 그리고 BYD의 스마트 인포테인먼트를 한국화한 요소를 체크하기 시작하면 BYD T4K는 전혀 다른 색채를 도드라지게 표현하기 시작한다. BYD T4K는 전기 트럭답게 차체 바닥에 BYD의 블레이드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장착했다. 배터리 용량은 82.02kWh로 상온 주행거리는 246km, 저온 주행거리는 209km. 한국교통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국내 택배 배송 차량의 일일 주행거리가 42km임을 감안하면 넉넉해 보인다. 다만 현대차 전기 상용차 ST1의 주행거리가 317km와 비교하자면 다소 부족한 것은 사실.
인테리어에서는 12.8인치 인포테인먼트 패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스마트 패드를 겸하는 이 디스플레이는 BYD T4K 인테리어의 핵심이다. 티맵과 누구(NUGU) 등 멀티미디어를 다양하게 누릴 수 있고, 차량 정보 제공과 다양한 기능조작은 현대의 전기트럭이 어디까지 진보했는지를 보여주는 듯 하다. 아울러 운전자 중심의 슬라이딩 시트나 크루즈 컨트롤, 3단 회생제동 시스템, 넓게 뉘로 뉘여지는 리클라이닝 시트, 열선과 통풍 시트 기능은 사용하는 내내 실속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전체적으로 보면 기존 현대차 포터나 기아 봉고에 비해서 실내 공간은 더 크다. 기존 내연기관 부문 기능들을 전기차로 옮기는 과정에서 이질감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과 배려가 느껴져 사용에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 무엇보다 사용자의 우려를 감안해 전기차 전용 부품의 무상 보증기간을 8년 12만km까지 연장한 것은 주목할 만 하다. 국내 1톤 상용차 시장을 분석하고 틈바구니에 적절한 모델을 끼워 넣는 방식은 후발주자의 전형적인 전략이다. 물론 국내 특장업체들이 워낙 유연하게 사용자요구에 대응하는 터라 BYD T4K가 노리는 전략까지 충족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YD T4K는 제조사가 감당해야 할 영역에서도 충실하다. 국내 주요 지역 곳곳에 AS 네트워크를 배치하고 신속한 기술지원도 탄탄하다. BYD T4K와 GS글로벌의 협업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BYD T4K, 탈수록 탐나는 1톤 트럭
BYD T4K는 솔직히 기대가 없었다. 앞서 기아 봉고 EV와 현대차 ST1을 모두 경험한 나로선 1톤 전기트럭 부문에서 만족할 만한 대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 하지만 BYD T4K는 전기 트럭 부문에서 기대치를 더 크게 만들어주는 계기가 됐다. 일단 더 크고 높다는 점은 그 자체만으로 이 분야에서 큰 덕목이다. BYD T4K가 그랬다. 실내 공간은 더 넓고 적재함도 큰 데다 배터리 지상고를 감안해 고하중으로 설계한 덕분에 카고, 박스카, 윙바디, 냉장차 어떤 영역에서도 더 적재용량이 더 크다.
반면 주행감각은 기존 전기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BYD T4K도 버튼식 스타트로 출발하는데 초기 발진가속이 매우 좋고 적재용량과 상관없이 발휘되는 터라 사용하기에도 편했다. 기여부는 로터리 타입으로 돌려서 조정하는데 조작감이 다소 어색하고 장난감 같은 가벼움이 있지만 작동은 원활했다.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과 조작성능 그리고 물 흐르듯이 이어지는 주행조작편의성은 좋은 점수를 주기에 충분했다.
1톤 전기트럭의 주행감각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실내 거주성. BYD T4K는 이런 기준에서 높은 점수를 주기에 충분하다. 특히 시트가 편하다. 좌판이 넓고 무릎과 페달 위치가 이상적이다. 스티어링 휠은 일반 승용차보다 뉘여져 있어지만 상용차의 시야와 사용성을 고려한 배치로 별다른 조작 이질감도 없다. 이제 가속과 감속을 통해 이 차의 실력을 보기로 하자.
가속 페달에 힘을 주자 쭉 뻗는 맛이 일품이다. 전기차 특유의 매끄럽게 속도만 올라가는 이 느낌. 거기에 풍절음이 더해지는 가속감은 다른 전기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BYD T4K 계기판에는 속도가 차곡차곡 올라가며 주의를 요하는 경고음도 간혹 들린다. 시야는 쾌적했다. 넓직한 사이드 미러에 프론트 언더뷰 미러도 제역할을 충실히 한다. 아울러 상용차임을 감안해도 BYD T4K의 차고는 높은 편이다. 시승차로 나선 BYD T4K 내장탑자의 크기도 높아 도로에서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무게가 커서 횡방향 이동에선 주의가 필요한데 생각보다 높은 속도에서도 안정감이 있었다. 제동력도 출중했다. 특히 이 제동력은 기본적으로 중국차에선 다소 불안하게 느꼈던 기억이 있는데 BYD T4K는 전혀 달랐고, 오히려 동급의 국산차와도 비견될 수 있을 정도로 안정감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중국자동차를 그간 경험해본 바로선 출처를 알 수 없는 잡음이 주행 내내 신경을 거슬렸었는데, BYD T4K는 이런 기억을 없애기에 좋았다. 시종일관 차분하다. 시승임을 감안해 가감속을 격하게 해보고 용기를 내서 속도를 올려도 BYD T4K는 충분히 받아냈다. 전기차들은 배터리나 전기모터 등 제원의 한계가 뚜렷하다. BYD T4K는 최고출력 140Kw, 최대토크는 330Nm인데 이 정도면 경쟁자들에 비해선 부족하더라도 실생활에선 부족함을 느끼기 어려웠다.
BYD T4K는 기대하지 않았던 장점이 툭툭 불거지는 1톤 전기트럭이다. 편견만 조금 뒤로 물러낸다면 적절한 대안으로 삼기에 좋다. 다만 아직 국내 상륙한 지 오래되지 않았고, 브랜드가 성장하려면 시간도 더 필요하다. 다만 BYD T4K 그 자체로선 선택지로 삼기에 좋았다. 시승을 통해서 각자가 처한 상황을 대입해 고민해 봐야 한다.
2017년 첫 등장한 벨라는 군더더기 없고 깔끔한 디자인으로 이목을 끌었다. 세계 3대 자동차 시상식 중 하나인 '월드 카 어워드(world car award)'에서 디자인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첫 출시 후 7년이 지난 신형 벨라는 디자인 변화가 적다. 램프 형상, 그릴, 머플러 등 일부 요소를 다듬는데 그쳤다. 곡선을 강조한 차체, 날렵한 지붕, 펜더와 후드에 있는 검은색 장식들은 그대로 남아있다.
헤드램프는 새로운 4구 LED 픽셀 라이트를 적용했다. 밝은 광량과 전방 물체를 인식해 그 주변만 어둡게 하는 기능 등이 있어 야간 주행 때 도움을 받았다. 램프 속 주간 주행등은 사각형 장식을 수평 형태로 변경했다. 이 형상은 그릴의 패턴으로 이어진다. 머플러는 장식을 제거했다. 장식 요소들을 덜어내 이전보다 깔끔하다.
실내도 기존 틀을 유지한 채 아주 부분적인 디자인만 다듬었다. 먼저 새로운 3 스포크 스티어링 휠을 적용했다. 스티어링 휠의 두께와 잡는 느낌은 좋았지만 버튼에 하이그로시 소재를 채택해 지문이 남는다.
중앙에는 11.4인치 화면을 배치했다. 기존 두 개의 화면으로 구성했던 공조 장치와 내비게이션을 하나로 통합했다. 또한 창문 개폐 버튼과 변속 외에 차량을 제어하는 버튼을 화면에 담았다. 대부분의 제어 기능을 화면으로 통합해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이 생겼다. 이는 실제 사용해 보니 금방 사그라졌다.
화면 양쪽 끝에 음량 조절과 공조 조작 버튼을 배치해 바로 사용할 수 있었다. 또한 드라이브 모드와 오프로드를 비롯한 차량 설정은 항목별로 기능을 구분했다. 덕분에 화면 조작은 직관적이었다. 여기에 순정 내비게이션으로 티맵 오토를 적용했다. 국내 내비게이션 점유율 1위인 티맵을 순정으로 적용한 것까진 좋았지만 11.4인치 화면은 사용하면서 몇 가지 문제를 일으켰다.
티맵이 멈추는 상황이 있었고 차량에서 전화를 받자마자 끊기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무선 카플레이가 연결된 상태로 차에서 멀어졌다가 다시 돌아오면 재연결이 안되는 일도 있었다. 이런 부분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시트 포지션은 시트를 최대한 낮춰도 높게 느꼈다. 덕분에 2열 발 밑 공간은 여유로웠다. 머리 공간 또한 넉넉했지만 무릎 공간은 차체 크기 대비 좁게 느꼈다. 벨라의 차체 크기는 BMW X5와 X3 사이지만 실내 크기를 담당하는 축거는 BMW X3, 메르세데스 벤츠 GLC와 비슷하다.
그래도 2열 전동 리클라이닝 기능과 735L의 트렁크 용량은 장점으로 다가왔다. 벨라는 비슷한 가격대의 BMW X5, 메르세데스 벤츠 GLE 보다 80L 큰 트렁크를 확보했다.
흔들림 없는 주행감각
시동을 걸었다. 공회전 때 엔진음과 진동이 실내에 들어오지 않았다. 방음 대책은 준수했다. 속도를 올려 100km/h까지 나가도 이 같은 모습을 줄곧 유지했다. 차 안으로 들어오는 진동은 시트에서 걸러주고 노면 소음 역시 잘 억제했다. 정숙함 속에서 들리는 건 풍절음이었다. 벨라는 노이즈 캔슬링 기술을 적용했지만 이중 접합 차음 유리는 뺐다. 충분히 정숙한 차량이지만 1억 원을 웃도는 가격에 이중 접합 차음 유리가 없는 점은 아쉬웠다.
파워트레인은 6기통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를 맞물렸다. 최고출력은 400마력, 최대토크는 51.6kg.m를 발휘한다. 출력은 모두 네 바퀴로 전달한다. 51.6kg.m의 최대 토크 덕분에 초기 발진은 물론 고속에서도 경쾌하게 가속했다. 또한 급가속 시 네 바퀴 제어를 통해 휠 스핀도 발생하지 않았다. 덕분에 2,180kg의 거구임에도 무거운 차를 몰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감속에서도 이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 급브레이크로 멈춰 세워도 과하게 앞으로 쏠리거나 밀리는 모습 없이 안정적이었다.
이번에 시승한 벨라는 에어 서스펜션을 장착했다. 승차감은 부드럽고 출렁거림은 적었다. 도로의 이음새나 방지턱 같은 장애물을 넘을 때 차의 위, 아래 움직임이 적었다. 코너에서는 좌, 우 흔들림을 잘 억제해 날렵하게 돌아 나갔다. 스티어링 휠 조작이 많은 급 차선 변경 때도 적은 움직임으로 금세 원상태로 돌아왔다.
벨라는 여기에 오프로드 특화 기능도 담았다. 에어 서스펜션으로 최대 251mm까지 지상고 조절이 가능하다. 또한 차량에 적재한 중량에 따라 지상고를 자동으로 조절도 가능하다. 이외에도 도강 시 자동 수심 감지 기능 등이 있다. 물론 일상 주행 때는 체감하기 힘든 기능들이지만 타고 내릴 때나 짐을 적재할 때 지상고 높이가 조절되는 점은 좋았다.
벨라를 시승하는 동안 컴포트한 승차감과 날렵하게 코너를 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흔하지 않다는 것도 장점으로 다가왔다. 국내 수입 SUV 시장은 대부분 독일 브랜드가 점령하고 있다. 벨라의 경쟁 차들도 마세라티 그레칼레를 제외하면 포르쉐 마칸, BMW X5 등 독일 출신이 다수다. 다시 말하면 벨라가 길에서 더 특별해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차가 질린 사람들에게는 좋은 선택지라 생각한다.
19일 로터스 에메야 S를 용인 스피드웨이 트랙에서 만났다. 에메야는 얼마 전 ‘하이퍼 GT’라는 타이틀과 함께 국내 공식 출시했다. 이 차는 고성능 대형 세단을 지향하고 있다. S는 트림명으로 기본형과 고성능 R 사이 중간이다.
로터스는 전기차 출시 이전에 경량 스포츠카를 주로 만들었다. 1,200kg 대 엑시지와 더 가벼운 800~900kg 대 엘리스를 제작했었다. 로터스 창업자 콜린 채프먼은 무게를 줄이면 모든 구간이 빨라진다고 말할 정도였다. 로터스는 ‘경량화’의 상징과도 같았다.
현재는 지리자동차와 함께 전동화를 맞이했다. 에메야는 로터스의 새로운 지향점을 보여준다. 로터스 에메야 R 기준 최고 918마력이라는 높은 출력을 앞세우고 102kWh 배터리를 장착해 무게는 2,480kg까지 늘었다. 또한 3미터가 넘는 축거, 고급 실내 소재, 첨단 사양 등을 적용했다.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행보다. 순수 스포츠카가 아닌 조금 더 대중성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에메야 디자인은 스포츠카 브랜드 답게 공기 역학을 고려한 요소가 많다. 실제 공기 저항 계수도 매우 낮은 0.21cd를 달성했다. 두 줄 헤드램프 아래에는 앞바퀴로 통하는 공기 구멍을 배치했고 범퍼에는 자동으로 열고 닫히는 액티브 에어 플랩을 장착했다.
옆에는 도어 캐치와 라이다 센서 모두 전동 수납식으로 여닫는다. 라이다 센서는 필요시 열고 닫을 수 있다. 사이드 미러는 사양에 따라 거울과 카메라를 선택할 수 있다. 리어램프는 수평선으로 길게 뻗었다. 램프 양쪽 끝에는 뒷바퀴와 이어지는 공기 통로를 만들었다. 리어 스포일러는 가변식으로 2개를 장착했다. 속도에 따라 2단으로 열리는 각도가 달라진다. 다운 포스를 만들어내는 스포일러 뿐만 아니라 브레이크 역할도 한다. 실제 서킷 주행 때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실내는 중앙에 15.1인치 대형 OLED 화면을 장착했다. 주행모드, 서스펜션 조절을 비롯한 다양한 조작을 이곳에서 한다. 주행모드 변경 시 변화를 그래픽으로 크게 표현해 시인성은 좋았다. 스티어링 휠은 2 스포크 타입에 육각형 형상이다. 스티어링 휠 너머에는 가로로 긴 12.6인치 계기판을 장착했다.
계기판은 작지만 필수 요소들은 한눈에 보기 쉽게 전달한다. 조수석에도 화면을 똑같이 배치해 운전 정보를 동승자와 같이 볼 수 있다. 1열은 세미 버킷 시트를 장착했다. 시트의 쿠션감이나 몸을 지탱하는 능력도 준수했다.
에야의 축거는 3,069mm다. 이는 경쟁 상대인 포르쉐 타이칸 보다 169mm 긴 수치다. 2열에 탑승하면 넓은 공간을 잘 느낄 수 있다. 하부에 배터리가 있어 바닥이 일반적인 세단보다는 높다. 하지만 넓은 무릎 공간 덕분에 불편함은 없었다. 머리 공간 또한 넉넉했다.
이쯤에서 의구심이 생겼다. 오랫동안 스포츠카를 만든 브랜드라지만 3미터가 넘는 축거와 2,480kg의 거구를 날렵하게 만들 수 있을까. 바로 인스트럭터를 따라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시승은 25분간 한 대의 차에 운전자 3명이 돌아가며 탔다. 코스는 용인 전체 서킷 중 절반만 사용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의심은 금세 놀라움으로 변했다. 에메야 S는 듀얼 모터를 장착했다. 최고출력은 612마력, 최대토크는 72.4kg.m를 발휘한다. 출력은 네 바퀴 모두로 전달한다. 가속력은 충분했다. 서킷을 한 바퀴 돌 때마다 직선 구간에서 급가속과 급감속을 반복했다. 높은 출력 덕분에 초기 발진가속성능은 물론 100km/h가 넘어 210km/h까지 도달하기 까지도 숨을 고르는 모습이 없다.
200km/h가 넘는 속도에서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았다. 회생제동과 브레이크 패드의 강한 제동으로 속도를 줄였다. 차체가 급격하게 쏠리거나 하는 불안한 거동도 없다. 이날 차의 한계까지 주행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3그룹으로 나눠 쉬지 않고 진행한 트랙주행 때문에 에메야는 1시간 이상 급가속과 급정거를 반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레이크와 모터가 열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일은 없었다.
직선 구간을 지나 200km/h에서 100km/h까지 급감속 후 코너를 지나갔다. 약간의 타이어 마찰음이 나긴 하지만 차체는 말리거나 밀려나는 것 없이 인스트럭터의 라인을 똑같이 그려갔다. 서킷 주행은 모든 전자 장비를 켠 채로 주행했다. 그래서 코너 연석을 깊게 밟아도 뒤가 흐르거나 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잠깐의 시승이었지만 에매야 S의 매력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또한 2.5톤의 전기차도 스포츠카 브랜드가 만들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다. 각종 에어로 다이내믹 요소와 코너 탈출 성능도 인상적이었다. 상품성도 직접 경쟁하는 타이칸과 비교하면 더 좋은 구성을 갖췄다.
재규어의 신규 콘셉트카가 2일(현지시간) 온라인 사이트에 유출됐다. 이번 콘셉트카는 재규어의 새 디자인 요소를 담았다. 새로운 로고와 사각형 그릴 등 이전 재규어와 다른 모습이다. 오늘 밤 마이애미 아트 워크에서 세부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새 콘셉트카는 길게 뻗은 보닛, 큰 휠, 큰 차체를 담은 대형 GT 카다. 앞모습은 직선을 많이 사용했다. 중심에 사각형 그릴은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여기에는 새로운 재규어 레터링과 수평선 패턴을 새겼다. 각 꼭짓점에는 검은색 사각형 장식을 붙였다. 여기에는 LED 램프를 장착했다.
옆모습은 길게 뻗은 보닛과 짧은 앞 오버행이 특징이다. 앞 펜더에는 별도의 수납공간과 새 로고를 장착했다. 누워있는 A 필러는 검은색으로 처리했다. 루프 라인은 승객석을 지나 날렵하게 떨어진다.
뒷펜더는 두툼하게 제작했다. 뒷 유리는 제거했다. 별도 카메라를 장착한 것으로 보인다. 뒤에도 큰 사각형 디자인을 적용했고 별도의 램프는 없다.
실내는 운전석과 조수석을 구분했다. 스티어링 휠은 2 스포크 타입이다. 별도의 디스플레이는 없다. 대시보드에는 수평선 패턴을 새겼다.
재규어는 앞서 공개한 프로토타입 GT 카에 콘셉트카 요소를 적용할 예정이다. 프로토타입 GT 카는 최고 출력 575마력 이상 발휘한다. 가격은 10만 파운드(한화 약 1억 7,741만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며 포르쉐, 벤틀리 등과 경쟁한다.
인구 대국, 껌만 팔아도 갑부. 우리가 흔히 중국시장을 바라볼 때 자주 드는 이야기들이다. 그렇다면 중국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BYD는 판매량이 얼마나 될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올해 12월 집계가 나오기 전까지 2024년 11월 현재 연간 판매량은 375만 7,336대를 팔았다. 상승세를 이어가 12월까지 판매량 집계를 예측해보면 400만대는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는 것이 중국 자동차 전문매체들의 분석이다. 어느 정도 수치인지 가늠이 되지 않는데,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이 2023년 판매한 800만대와 비교해 보면 쉽게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BYD의 기록적인 판매량은 매달 갱신하고 있는 중이다. 2024년 11월 BYD가 판매한 자동차 증가분은 전년대비 67.87% 증가한 것이며, 전월 대비해서도 0.83% 증가한 수치다. 특히 중국 정부의 전략적 지원에 힘입어 신에너지 자동차 즉 친환경 자동차인 배터리 전기차 판매량은 19만 8,065대로 전년대비 16.41% 전월 대비 4.46% 증가했다. PHEV 부문도 마찬가지. 모두 30만 5,938대로 무려 133.13%나 급증한 수치다. 이를 전체 총합으로 보면 BYD의 전체 판매량 가운데 승용차 부문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60.7%다.
BYD가 판매하는 10대 중 6대는 전기차 이거나 PHEV인 셈이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과 다양한 판촉지원 전략에 힘입었다고 판매 증가세를 깎아 내릴 순 있겠지만 인구 대국의 친환경차 판매량 증가의 핵심을 이루는 브랜드의 성장은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모터플렉스는 지난 달 중국 선전에 있는 BYD 본사에 방문해 여러 영상과 기사들을 냈다. 그리고 이 가운데 독자들의 반응 중 주목할 지점이 있었는데, 바로 “중국 현지 판매량 말고 해외에서 경쟁력을 발휘해 판매한 차는 몇 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중국 현지 혹은 BYD가 진출한 국가의 현지 생산공장에서 생산해 등록된 친환경 자동차는 11월 기준 3만 977대가 생산되어 2만 8,141대다. 11월 총 판매량 34만 1,043대이니 대략 8.2%가 해외에 판매된 것.
중국 자동차 메이커들의 세계화 전략이 도드라지기 시작한 시점은 2023년 9월 경이다. 거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키운 경쟁력으로 대외 수출을 확대하는 것. 해외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것도 동반했다. 2023년 상반기 47억 위안을 투자해 자동차 운반선 8척을 갖췄고, 태국과 베트남, 필리핀에 생산 라인을 신설했다. 따라서 현재 8.2%의 해외 시장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분석하는 것이 무리가 될 수 없다.
최근 임박한 BYD 한국진출에 따라 현대자동차 및 기아를 비롯해 르노코리아와 KGM 등 다양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차의 한 임원은 모터플렉스와의 인터뷰에서 “직원을 시켜 서울 강서지역에 들어설 BYD 1호 지점을 매일 관찰하고 있다”며 관심을 드러냈다. 기아의 고위직 임원 역시 “BYD 한국 진출은 매우 짜증나는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2025년의 화두는 BYD 코리아가 과연 한국 시장에서 어떤 모델을 라인업으로 내세울 것인지 그리고 이 모델들이 얼마나 판매량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인가에 있다. 일각에선 ‘손해를 보고서라도 판다’는 말도 있고 또 다른 곳에선 ‘저가형 전략은 없다’는 뉴스도 나오고 있다. 2025년 상반기 최고의 화제는 단연 BYD코리아 행보에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7일 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가 12월 중고차 시장 분석 전망 결과를 공개했다. 출시 12년 이내 740여개 모델을 분석한 결과 평균 시세와 차종별로 차이는 있지만 SUV와 RV 부문이 최대 6.1%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12월은 대체로 중고차 판매량이 감소하는 시기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전체적인 시세가 떨어지기도 하지만 이번 12월에는 SUV와 RV 등 중고차 시장 인기 차종 부문에서 6.1%가 하락한다고 내다본 것.
케이카는 하락 사유로 현대차의 신형 팰리세이드(LX3) 공개를 앞두고 대형 SUV 구매자들이 구매를 관망하고 있는 요소를 들었다. 아울러 연말 연식 변경에 따른 재고 할인으로 인한 영향으로 인해 중고차 구매로 발길이 이어지지 않는 것도 원인으로 들었다.
실제 중고차 시장에서 시세는 SUV와 RV 부문에서 두드러진다. ▲현대 더 뉴 팰리세이드(-6.1%) ▲기아 더 뉴 카니발 하이브리드 4세대(-3.3%) ▲시에나 4세대(-1.8%) ▲혼다 오딧세이(-0.4%) 등이 각각 하락세를 보였다. 이외에도 시장 전반적으로 중고차 시세는 12월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11월 시세는 국산 중고차는 지난달 대비 0.3%p 하락한 0.9%, 수입 중고차는 0.5%p 하락한 0.8%를 기록했다.
한편, 중고차 구매를 위해선 12월이 적기라고 케이카는 분석했다. 연말 구매는 중고차 할인전략에서 가장 큰 폭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24일 현지시각 중국 화웨이가 스마트카 자회사인 하모니 인텔리전트 모빌리티 얼라이언스를 통해 초호화 세단 마엑스트로(MAEXTRO) S800을 공식 공개했다.
‘시대의 플래그십’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등장한 마엑스트로 S800은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롤스로이스와 경쟁하고자 하는 중국 화웨이의 의지가 담긴 대형 세단이다. 이 차의 공식 데뷔는 특이하게도 화웨이 메이트 70 스마트폰 시리즈 출시 이벤트자리 였다.
마엑스트로 S800는 전체적으로 패스트백 보다 약간 낮은 리어 엔드를 가진 대형 세단으로 휠 베이스는 3,370mm, 너비 2000mm, 높이 136mm, 길이 5.5m,에 이르는 대형 세단이다. 유럽식 차급 구분방식으로 보자면 D+ 세그먼트에 해당한다. 구동방식은 순수전기차다. 가격은 알려진 바가 없지만 현재까지 생산된 중국 자동차 가운데 가장 비싼 가격으로 시작가격은 14만달러(약 2억원)이다. 곡선형 차체와 전폭과 꼬리등에 붉은 후광 디자인과 독특한 별빛 조명 스트립을 차체 끝단에 배치하고 이 위에 레터링을 삽입했다.
도어캐치는 BMW 7시리즈에서 먼저 선보였던 타입으로 반응성과 디자인 측면에서 일부 개선을 보인다. 차체 하단부는 크롬 라인을 둘러 크고 넓어 보이도록 효과를 줬으며 리어범퍼 하단에 역시 크롬 범퍼와 반사등을 삽입했다. 전체적으로 투톤 컬러를 둘러 고급차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한편 대형 디시타입 휠과 얇은 타이어를 둘러 균형감을 적절히 찾았다.
자율주행은 3단계까지 가능하도록 차체 전면부와 루프 상단에 라이다 센서와 카메라를 장착했다. 전면부는 기존 중국형 세단의 것보다 세련미를 갖췄다. 좌우 끝단에 LED 헤드램프를 배치했고 상하단에 LED바를 삽입해 주간주행등 역할을 삼았다.
서울시가 22일 완충 전기차를 충전주차 구역에서 빼지 않으면 최대 2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조례를 예고했다. 90% 이상 충전한 전기차의 지하 주차장 출입을 금지한다는 충전 제한 정책을 추진한 것에 이은 조치다.
대림대 김필수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충전율이 낮을수록 화재로부터 안전하다”며 “배터리관리시스템(BMS)를 강화해도 화재 가능성은 여전하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전기차 수출 시 충전량을 30%로 제한한다”를 예로 들며 “배터리 셀을 출고하기 전에 불량 배터리를 걸러내는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냈다.
소방청은 23일 17개 시도와 소속 소방안전재난본부에 완속 충전기 8~90% 정도로 충전하는 것이 화재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2일 강남구는 관내 공영주차장에 전기차 화재 대비 리튬이온배터리 전용 소화기를 설치했다고 자료를 냈지만 몇일 후 소방청은 “전기차 리튬배터리 전용 또는 리튬배터리에 적응성이 있는 소화기는 국제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모순된 메시지를 알렸다. 일반적으로 전기차 리튬배터리는 배터리셀 형태로 포장돼 있기 때문에 소화약제 침투가 곤란하고, 화재 시 열폭주 현상으로 국내외 유통 중인 일반 소화기로는 화재 진압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전기차 포비아에 대응하기 위한 각계의 대응은 그야말로 혼란 일색이다. 정부는 전기차 화재에 대응한다며 근거도 없는 90% 미만 충전이 안전하다는 정책을 추진하더니 하필 지금 이 시기에 전기차 충전 구역에 과태료까지 언급했다. 정책의 의도가 오인받기 쉽다. 이를 두고 박성택 산업통산자원부 1차관까지 나서 “‘90% 충전율’ 이런 부분은 엄밀한 검증 후에 발표되면 좋지 않았겠나” 고도 말했다.
김 교수의 발언은 더 기괴하다. 전기차 충전율과 화재는 대체 무슨 근거로 주장하는지 알 수 없다. 심지어 충전율 30%는 그 숫자가 말 그대로 수출 작업 간에 필요한 충전량을 상정한 것이지 화재율을 낮추기 위한 숫자와는 아무 연관성이 없다.
또 배터리 셀을 출고하기 전에 불량 배터리를 걸러내는 전수 조사는 이미 배터리 및 전기차 제조사들이 다방면의 기술적 검토와 전수조사를 거듭한 이후 나온 것이다. 배터리 제조과정에 대한 학습이나 조사과정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전기차 안전 확보를 위한 토론은 현재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22일 국회 기후위기 탈탄소 경제포럼 주최로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박지혜, 박정현 의원들을 필두로 정책토론회가 열렸고,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는 국민의 힘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또 다른 정책토론회가 개최됐다. 25일 정부와 대통령실, 국민의 힘은 삼청동 국무총리공간에서 고위 협의회를 열어 제조사들의 배터리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고 신축 건물 지하 주차장에 습식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를 추진한다.
여야가 같은 주제로 각기 다른 토론회를 진행하는 이유, 신축 건물 전기차 충전기는 지상에 설치한다면서 지하주차장 스프링클러 설치를 왜 논하는 건지 알 수 없다. 전기차 없는 구역에 전기차 화재를 대비하는 스프링클러 설치라니… 어불성설이다.
전기차 포비아는 날이 갈수록 깊어지는 모양새다. 심지어 신세계 스타필드 주차장에는 전기차 열화상 감시 장치 논란까지 벌어졌다. 민간의 대응이 정부의 조치를 추월한 증거다. 작금의 상황은 전기차를 소유한 사람이나 소유하지 않은 사람이나 모두 스스로 대처해야 하는 ‘각자도생’의 시대가 된 것. 문제는 아직도 지자체에선 잘못된 정보를 계속 내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일부 구청에서는 리튬배터리 전용 소화기를 설치하겠다는 발표를 이어가고 있다. 전기차 판매 침체기는 공포기로 가더니 이젠 그야말로 어지러워 살기 힘든 '난세(亂世)'까지 들어선 모양새다.
이달 초 인천 청라 지구 아파트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 벤츠 EQE 350+ 전기차 화재로 인해 많은 관심이 쏟아지면 정계에서도 신속히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리고 22일 전기차 안전 확보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문제는 민주당과 국민의 힘이 각각 소속 상임위 국회의원들을 앞세워 정책토론회를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따로 개최했다는 것.
우선 민주당측 소속 국회의원들이 대거 포진한 ‘전기차 안전확보 및 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회’는 이호근 대덕대 교수를 좌장으로 정홍영 SK온 부사장과 홍기철 현대차 상무 그리고 전기차 업계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는 최영석 한라대 교수가 참여했다.
국민의 힘 소속 권영진 국회의원실에서 개최한 ‘전기차 화재 대응을 위한 안전관리 방안 정책토론회’에는 최동석 자동차안전연구원 안전기준 국제화센터장의 발제를 시작으로 윤영한 자동차안전학회 부설연구소장을 비롯해 김재경 삼성SDI 부사장, 최장욱 현대차-서울대 배터리 공동연구센터장 등이 포진해 토론을 이어갔다.
두 회의 모두 발을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최근 전기차 화재에 대한 각계의 관심이 집중된 사안임을 방증하는 듯 했다. 하지만 토론의 내용은 실망스러웠다. 각계의 전문가들은 자신의 분야에 집중한 이야기만 늘어 놓았고, 토론의 방향성은 토론자가 나설 때 마다 바뀌었다.
전기차 업계에선 정부의 기준을 정확히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정부로선 현재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논의만 멤돌았다. 심지어 이 마저도 여야가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전기차 논의를 따로 진행하고 있었다. 홍기철 현대차 상무는 “전기차 화재 비중은 23년 기준 1만대당 1.32건. 1만대 전기차의 배터리 셀을 적게 잡아도 400개면 4억개의 셀 중 하나의 문제로 화재가 발생했다면 이는 굉장히 낮은 불량율”이라고 말했다.
좌장이었던 이호근 교수는 “테슬라 BMS의 이상 신호를 감지한 소유자가 차를 공장에 옮기고 이후 화재가 났던 성수동 테슬라 화재는 BMS에 대한 개선사항이 많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제조사의 철저한 태세를 주문했다.
나용운 소방연구원 연구사는 “전기차 화재는 처음엔 수평으로 이후엔 수직으로 불이 퍼진다”며 “모든 전기차 화재는 골든 타임 이내면 끌 수 있지만 이 시간을 프로토콜화하는 것이 문제”라고 의견을 나눴다.
이번 전기차 화재 대응 정책토론회는 내용의 양적 질적 측면에서 모두 실망스러웠다. 제조사와 정부를 비롯해 각계 기관 실무진들이 모인 자리에서 논의 수준은 원론적인 것이 전부. 이 마저도 자동차 제조사나 배터리 제조사는 보안을 이유로 기술적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고, 교수진들은 전고체 배터리가 나올 때 까지는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마찬가지 입장을 보였다.
전기차 배터리 안전 확보는 사실상 결정적 논의가 되기까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각자도생. 이번 정책토론회를 참여 후 드는 마지막 소회다.
인천 청라 제일풍경채 아파트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 벤츠 EQE 350+ 화재는 자동차 업계를 넘어서 한국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당국이 전기차 화재에 대한 두려움을 종식시키기 위해 다방면의 발표를 하고 있지만 ‘전기차 포비아’는 전체적으로 더 확산 추세에 있다.
공포심에 대처하기 위해 늦으나마 배터리 공급업체들을 파악하기에 이르렀다.
지금까지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구체적인 제조업체를 식별하면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주겠지만 어떤 배터리 브랜드가 화재에 취약한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배터리 화재에 대한 확실한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지적 받는 이유다. 다시 말해 더 많은 데이터들이 필요하다.
어떤 제조사들은 정부 권고에 따라 혹은 자발적으로 배터리 제조업체들을 밝히기도 했다. 국산배터리를 쓴 제조사들은 환호를 받았지만 다른 배터리를 쓴 쪽은 눈총을 피하기 어려웠다. 단지 국산 배터리가 안심이 된다는 이유라기 보다는 중국산 공산품에 대한 신뢰가 상대적으로 더 낮은 탓이다.
이런 감정적인 기류를 모두 제거하고 본다면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화재발생 회수는 더 적다.
보험회사 오토인슈어런스가 국가교통위원회의 데이터를 활용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한 10만대당 전기차 화재 발생률은 25건인 반면 가솔린 차는 1,530건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더 많아서 3,475건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소방청에서 발표한 전기차 관련 화재는 72건. 2021년 24건보다 200% 증가했다. 전기차 판매 증가와 대비하면 적다. 비율에 대한 데이터도 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전기차 1만대당 화재 건수는 1.3건이며 내연기관차는 1.9건이다.
수치로 봐도 내연기관차가 전기차보다 불이 더 많이 난다.
국제 에너지 기구에 따르면 2023년 전세계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5대 중 1대는 전기차로 모두 1,400만대가 판매됐다. 대부분 중국과 미국 그리고 유럽이다. 글로벌로 따지면 전기차는 모두 4천만대가 사용중이다.
문제는 전기차 화재에 대한 두려움은 내연기관 자동차의 화재보다 훨씬 더 크다는데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내연기관차 화재와 달리 더 오래 지속되고 진화도 더 어렵다. 게다가 아파트라는 한국에서 가장 일반적인 집단 거주형태에서 지하주차한 전기차 화재는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이런 전기차 화재에 더 취약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인구밀집도가 높다.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5천만명 인구 중에 아파트를 비롯한 다세대 주택 거주 비율은 60%가 넘는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 주차장은 대부분 지하 주차장을 이용한다. 환경적으로 전기차 화재 발생 수가 내연기관차보다 적더라도 경계심이 커지는 이유다.
전기차 화재에 대응하는 정부의 대처도 아직 현실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우선 90% 미만 충전된 차만 지하주차장 진입이 가능하도록 하거나 충전소를 지상으로 모두 바꾸자는 계획은 제조사와 소비자 양쪽에서 모두 공격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기차 판매에도 단기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고차 거래 플랫폼 K카에 따르면 이달 8월 국내 전기차를 중고로 내놓는 사람들의 신청 건수가 일주일전보다 184%나 증가했다. 사고 이후 출시된 전기차 제조사들은 기술설명회를 열어 자사의 BMS 시스템 등을 포함해 안전관련 내용을 더 강조한다. 제조사와 소비자들 그리고 정부 관계자들이 모두 화재에 대비한 대응방안을 더 신중히 고민해야 할 시기다.
4일 기아가 전기차 EV3의 가격을 공개했다. EV3는 일명 ‘캐즘’이라 부르는 전기차 판매 절벽 현상을 타개할 대중형 전기차를 표방한 차다. EV3 가격은 결정적인 키를 쥔 셈이다. 과연 EV3로 전기차는 다시 판매세를 회복할 수 있을까?
우선 기아 EV3의 가격을 살펴보자. EV3의 판매 가격은 전기차 세제혜택 적용 전 기준 스탠다드 모델 에어 4,208만원, 어스 4,571만원, GT 라인 4,666만원, 롱레인지 모델, 에어 4,650만원, 어스 5,013만원, GT 라인 5,108만원이다. 지역별 보조금을 비롯해 세제혜택을 반영하면 대략 3천만원대 중후반 가격대로 형성된다.
문제는 기아 EV3의 차급에 걸맞는 가격대인가라는 것. 기아 EV3는 차급을 결정짓는 전장과 축거가 각각 4,300mm, 2,680mm로 같은 브랜드의 인기 모델 셀토스(전장 4,390mm), 현대차 코나(4,350mm)보다도 작다. 동급의 SUV보다 작은데다 2천만원대로 시작하는 경쟁모델과 비교하면 앞자리가부터가 틀리다.
자동차 전문매체를 비롯해 각종 커뮤니티 반응은 냉담하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라는 점과 연료비나 정비 비용 등 보유에 따른 유지 비용이 차이가 있다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기아 EV3의 당초 목적인 ‘대중화’에 적합한 가격대는 아니라는 것. 동급의 전기 모델 니로나 코나 EV에 비해 편의장비가 우수하고 배터리가 더 크다는 의견도 있지만 EV 판매급감 현상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기아 EV3 가격대는 소비자가 원했던 가격이라기 보다는 판매자가 받아야 할 가격이라는 셈이다. 견해의 차이는 있겠지만 기아 EV3에 들어간 배터리 원자재인 리튬-선물 가격대가 올해 들어 -65% 떨어졌다. 저렴한 가격을 기대했던 기아 EV3 잠재 고객들이 실망한 이유 중 하나다.
기아 EV 가격 정책에 대한 소비자 의구심이 커진 것은 플래그십 전기차 EV9부터다. 기아 EV9은 출시 후 6개월 만에 대규모 할인 정책으로 판촉 전략을 수정했다. 할인은 파격적이었다. EV9 6인승 에어 2WD 모델 기본 가격은 7700만원, EV9 어스 4WD 모델 기본 가격은 8600만원이었다. EV9 7인승 어스 2WD 모델을 2600만원 정도 할인 받아 5800만원에 샀다는 네티즌도 나타났다. EV9의 전철을 EV3가 밟을 확률은 희박하지만 EV3 가격을 확인한 소비자들은 기아 EV9 가격대를 처음 접했던 당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저가형 LFP 배터리를 탑재하더라도 2천만원대 EV3가 나왔어야 했다는 의견도 있다. 물론 KGM의 LFP 배터리 전기차들도 여럿 있지만 판매량은 미미한 수준. 결국 선택을 받기 위해선 가격과 함께 브랜드와 상품성 모두 필요한 셈이다. 기아 EV3에 대한 아쉬움은 이 가격문제로 귀결된다. 따라서 EV9처럼 EV3에 대한 할인을 노릴 지에 대해선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터. EV3 사전 계약 돌풍에 대한 뉴스가 들리지 않는다면 수 개월 내 할인 소식이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글로벌 전기차의 판매 성장은 지난해 절반에 불과하지만 올해 16.6% 성장할 전망이다. 반면 국내 상황은 하이브리드차가 전기차 성장세 둔화의 빈틈을 채우고 있는 모양새다. 글로벌 흐름도 비슷하지만 국내 상황은 하이브리드차가 더 큰 흐름을 차지한다. 심지어 하이브리드차 비중은 국내 전체 판매대수의 30%를 차지할 정도.
문제는 이런 전기차의 빈틈을 토종브랜드가 아닌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노리고 있다. 중국 최대 전기차 메이커인 BYD는 BYD코리아 설립을 이미 마치고 2026년까지 전시장 70곳을 국내 설치하고 돌핀, 시걸, 아토3를 내놓는다. 여기에 올해 초에는 '바오'와 '한' 역시 추가 상표권을 등록했으며 내년까지 '씨라이언'과 '씨라이언 9' 2개 차종을 이후 2026년에는 4개의 추가 전기차를 추가한다. 3년 이내 모두 9개 차종을 라인업으로 갖추는 셈이다. 중국자동차 업체는 BYD 뿐 아니라 샤오펑, 지리자동차 등도 간접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된다. 경기도 평택항에는 수십대의 중국브랜드 자동차들도 이미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독점적 경쟁시장은 불완전하다. 시장 참여자의 숫자가 늘수록 경쟁은 치열해진다. 하지만 시장의 균열을 중국산 자동차가 채운다는 점에 대해 우리의 준비가 충분한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