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로터스 에메야 S를 용인 스피드웨이 트랙에서 만났다. 에메야는 얼마 전 ‘하이퍼 GT’라는 타이틀과 함께 국내 공식 출시했다. 이 차는 고성능 대형 세단을 지향하고 있다. S는 트림명으로 기본형과 고성능 R 사이 중간이다.
로터스는 전기차 출시 이전에 경량 스포츠카를 주로 만들었다. 1,200kg 대 엑시지와 더 가벼운 800~900kg 대 엘리스를 제작했었다. 로터스 창업자 콜린 채프먼은 무게를 줄이면 모든 구간이 빨라진다고 말할 정도였다. 로터스는 ‘경량화’의 상징과도 같았다.
현재는 지리자동차와 함께 전동화를 맞이했다. 에메야는 로터스의 새로운 지향점을 보여준다. 로터스 에메야 R 기준 최고 918마력이라는 높은 출력을 앞세우고 102kWh 배터리를 장착해 무게는 2,480kg까지 늘었다. 또한 3미터가 넘는 축거, 고급 실내 소재, 첨단 사양 등을 적용했다.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행보다. 순수 스포츠카가 아닌 조금 더 대중성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에메야 디자인은 스포츠카 브랜드 답게 공기 역학을 고려한 요소가 많다. 실제 공기 저항 계수도 매우 낮은 0.21cd를 달성했다. 두 줄 헤드램프 아래에는 앞바퀴로 통하는 공기 구멍을 배치했고 범퍼에는 자동으로 열고 닫히는 액티브 에어 플랩을 장착했다.
옆에는 도어 캐치와 라이다 센서 모두 전동 수납식으로 여닫는다. 라이다 센서는 필요시 열고 닫을 수 있다. 사이드 미러는 사양에 따라 거울과 카메라를 선택할 수 있다. 리어램프는 수평선으로 길게 뻗었다. 램프 양쪽 끝에는 뒷바퀴와 이어지는 공기 통로를 만들었다. 리어 스포일러는 가변식으로 2개를 장착했다. 속도에 따라 2단으로 열리는 각도가 달라진다. 다운 포스를 만들어내는 스포일러 뿐만 아니라 브레이크 역할도 한다. 실제 서킷 주행 때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실내는 중앙에 15.1인치 대형 OLED 화면을 장착했다. 주행모드, 서스펜션 조절을 비롯한 다양한 조작을 이곳에서 한다. 주행모드 변경 시 변화를 그래픽으로 크게 표현해 시인성은 좋았다. 스티어링 휠은 2 스포크 타입에 육각형 형상이다. 스티어링 휠 너머에는 가로로 긴 12.6인치 계기판을 장착했다.
계기판은 작지만 필수 요소들은 한눈에 보기 쉽게 전달한다. 조수석에도 화면을 똑같이 배치해 운전 정보를 동승자와 같이 볼 수 있다. 1열은 세미 버킷 시트를 장착했다. 시트의 쿠션감이나 몸을 지탱하는 능력도 준수했다.
에야의 축거는 3,069mm다. 이는 경쟁 상대인 포르쉐 타이칸 보다 169mm 긴 수치다. 2열에 탑승하면 넓은 공간을 잘 느낄 수 있다. 하부에 배터리가 있어 바닥이 일반적인 세단보다는 높다. 하지만 넓은 무릎 공간 덕분에 불편함은 없었다. 머리 공간 또한 넉넉했다.
이쯤에서 의구심이 생겼다. 오랫동안 스포츠카를 만든 브랜드라지만 3미터가 넘는 축거와 2,480kg의 거구를 날렵하게 만들 수 있을까. 바로 인스트럭터를 따라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시승은 25분간 한 대의 차에 운전자 3명이 돌아가며 탔다. 코스는 용인 전체 서킷 중 절반만 사용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의심은 금세 놀라움으로 변했다. 에메야 S는 듀얼 모터를 장착했다. 최고출력은 612마력, 최대토크는 72.4kg.m를 발휘한다. 출력은 네 바퀴 모두로 전달한다. 가속력은 충분했다. 서킷을 한 바퀴 돌 때마다 직선 구간에서 급가속과 급감속을 반복했다. 높은 출력 덕분에 초기 발진가속성능은 물론 100km/h가 넘어 210km/h까지 도달하기 까지도 숨을 고르는 모습이 없다.
200km/h가 넘는 속도에서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았다. 회생제동과 브레이크 패드의 강한 제동으로 속도를 줄였다. 차체가 급격하게 쏠리거나 하는 불안한 거동도 없다. 이날 차의 한계까지 주행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3그룹으로 나눠 쉬지 않고 진행한 트랙주행 때문에 에메야는 1시간 이상 급가속과 급정거를 반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레이크와 모터가 열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일은 없었다.
직선 구간을 지나 200km/h에서 100km/h까지 급감속 후 코너를 지나갔다. 약간의 타이어 마찰음이 나긴 하지만 차체는 말리거나 밀려나는 것 없이 인스트럭터의 라인을 똑같이 그려갔다. 서킷 주행은 모든 전자 장비를 켠 채로 주행했다. 그래서 코너 연석을 깊게 밟아도 뒤가 흐르거나 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잠깐의 시승이었지만 에매야 S의 매력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또한 2.5톤의 전기차도 스포츠카 브랜드가 만들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다. 각종 에어로 다이내믹 요소와 코너 탈출 성능도 인상적이었다. 상품성도 직접 경쟁하는 타이칸과 비교하면 더 좋은 구성을 갖췄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오프로더의 아이콘’ G-클래스에 전동화 기술을 더한 첫 번째 순수 전기차 ‘디 올 뉴 메르세데스-벤츠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The all-new Mercedes-Benz G 580 with EQ Technology)’를 공식 출시한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한정판 모델인 ‘에디션 원(EDITION ONE)을 올해 먼저 선보이고, 일반 모델은 2025년 상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 라인업 가운데 가장 긴 역사를 지닌 모델 시리즈 중 하나인 G-클래스는 1979년 크로스컨트리 차량으로 탄생한 이래, 거듭된 진화를 통해 다른 차량에서는 느낄 수 없는 모험과 경험을 선사하며 궁극적인 오프로더의 기준으로 자리잡았다. 2023년 5월에는 글로벌 누적 생산 50만 대를 돌파하며 지속적인 인기를 증명한 바 있다. 이번에 국내 출시하는 첫 전동화 모델은 지난 4월 ‘2024 오토차이나’를 통해 최초 공개한 바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품, 마케팅 및 디지털 비즈니스 부문 총괄 킬리안 텔렌(Kilian Thelen) 부사장은 “45년이 넘는 기간 언제나 앞선 기술과 압도적인 아우라로 오프로더의 리더 역할을 해 온 G-클래스가 전동화 드라이브 시스템으로 또 한 번 혁신을 이뤄냈다”며, “특히 차별화된 디자인 요소를 적용한 에디션 원 모델을 먼저 선보이며, 국내 팬들에게도 최상의 만족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디 올 뉴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에디션 원 모델의 가격은 2억 3,900만원이다(부가세 포함).
현대차 투싼이 2025 버전으로 돌아왔다. 현대차는 19일(화) 2025 투싼을 출시하고 판매에 돌입한다.
이번 연식변경 투싼은 전체 트림에 실내 소화기 규정을 적용하고 2열 에어밴트를 반영했으며 에어로 타입 와이퍼를 기본화했다. 이외에도 인기트림인 프리미엄에는 2열 자동 폴딩 레버, 스마트폰 무선충전, 세이프티 파워 윈도우(2열) 등 사양을 끌어올렸다.
아울러 현대차는 2025 투싼의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 전용으로 신규 옵션 패키지 ‘베스트 셀렉션Ⅲ·Ⅳ’를 운영한다. (※ Ⅲ은 1.6 터보 가솔린, Ⅳ는 1.6 터보 하이브리드·2.0 디젤 대상)
025 투싼의 판매 가격은 1.6 터보 가솔린 ▲모던 2,771만 원 ▲프리미엄 3,068만 원 ▲인스퍼레이션 3,439만 원, 2.0 디젤 ▲모던 3,013만 원 ▲프리미엄 3,310만 원 ▲인스퍼레이션 3,681만 원, 1.6 터보 하이브리드 ▲모던 3,213만 원 ▲프리미엄 3,489만 원 ▲인스퍼레이션 3,858만 원이다.
N 라인의 경우 1.6 터보 가솔린 ▲프리미엄 3,243만 원 ▲인스퍼레이션 3,539만 원, 2.0 디젤 ▲프리미엄 3,485만 원 ▲인스퍼레이션 3,781만 원, 1.6 터보 하이브리드 ▲프리미엄 3,644만 원 ▲인스퍼레이션 3,938만 원이다. (※ 이상 하이브리드 판매 가격은 세제 혜택 적용 기준)
JLR 코리아(대표 로빈 콜건)가 올 뉴 디펜더 OCTA의 사전 계약을 시작한다고 21일 밝혔다. 옥타(OCTA)는 고성능 버전으로 4.4L 8기통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635마력을 발휘한다. 가격은 2억 2,000만 원부터 시작하며 공식 출시는 내년 상반기 예정이다.
올 뉴 디펜더 옥타(OCTA)는 디펜더의 디자인을 유지했다. 여기에 고성능 트림만의 특별함을 추가했다. 지상고를 28mm 높였다. 그릴의 크기를 키우고 범퍼 장식을 검은색으로 칠했다. 또한 앞바퀴 휠아치를 확장했다. 뒷 범퍼역시 검은색으로 칠하고 쿼드 머플러를 적용했다.
실내도 기존 디펜더의 틀을 유지했다. 직선을 사용해 단단한 느낌을 준다. 여기에 옥타 전용으로 세미 버킷 시트를 적용했다.
파워트레인은 4.4L V형 8기통 엔진과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했다. 변속기는 8단 자동 변속기를 맞물렸다. 최고 출력은 635마력, 최대 토크는 76.5kg.m를 발휘한다. 다이내믹 런치 모드를 활성화 하면 81.6kg.m까지 증가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4초 만에 주행 가능하다.
타이어는 미쉐린, BF 굿리치, 굿이어와 협력해 개발했다. 크기는 20인치와 22인치 중 선택할 수 있다. 직경은 33인치로 확장해 견인력과 강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브렘보(Brembo)사의 최신 6 피스톤 알루미늄 캘리퍼가 탑재되었으며 전륜에는 직경 400mm 디스크가 후륜에는 365mm 대구경 디스크를 장착했다.
올 뉴 디펜더 옥타(OCTA)는 디펜더 최초로 유압식 인터링크 6D 다이내믹스 서스펜션 기술을 적용했다. 이 시스템은 온로드와 오프로드에서 모두 최상의 성능과 안락한 승차감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옥타(OCTA)모드를 추가했다. 퍼포먼스 오프로드 드라이빙 모드다. 6D 다이내믹스 서스펜션을 통해 롤링과 피칭 압력을 줄여 휠의 움직임을 증가시키고, 최적의 댐핑으로 더욱 안정적인 차체 제어와 정밀한 조향을 가능하게 한다. 뿐만 아니라 배기 밸브가 열려 8기통 엔진의 배기음을 극대화한다.
편의 사양은 바디 앤 소울 시트를 적용했다. 소리를 물리적 베이스로 변환하는 오디스 장치다. AI 소프트웨어, 2개의 햅틱 앰프 및 1열 등받이에 장착된 4개의 진동 변환기를 통해 저주파 베이스 사운드를 진동으로 변환하여 탑승자가 소리와 진동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이 시스템은 15개 스피커를 갖춘 700W 메리디안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과 함께 작동한다.
이날 랜드로버는 한정판인 올 뉴 디펜더 옥타 에디션 원도 공개했다. 출시 첫 한 해 한정으로만 판매한다. 한정판 전용 외장 컬러인 페로 그린(Faroe Green)과 카르파티안 그레이(Carpathian Grey)를 적용했다.
보닛 스크립트, 펜더 벨트, 보닛 벤트 등에는 카본 파이버 마감재를 사용했다. 또한 전용 20인치 휠을 적용하고 검은색 브레이크 캘리퍼를 장착했다.
현대차 아이오닉 9이 21일 모습을 드러냈다. 전용 전기차 브랜드 대형 SUV로 관심을 모았던 그 차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9’ 세계 최초 공개 || 대형 SUV의 맛!
아이오닉 9은 그간 현대차가 지녀온 전동화에 대한 리더십을 각인 시키려는 목적으로 등장한 차로 2021년 세븐 콘셉트카의 양산형 버전이다. 특히 현대차는 이번 아이오닉 5 N이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2024 올해의 자동차' 수상을 비롯해 월드카 어워즈 등 전세계 자동차 시상을 휩쓸며 발휘한 역량을 아이오닉 9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아이오닉 9은 전동화 전환에 대한 현대차의 변함없는 의지와 자신감을 담고 있다”며,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기반으로 구현된 월등한 공간 경쟁력을 통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아이오닉9은 공력성능을 끌어올린 차체 디자인으로 전동화 모델다운 외관을 지녔다. 특히 동급 최대 휠 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실내 공간은 타자마자 대단하다는 인상을 풍길 정도. 여기에 2WD나 4WD 등 모든 아이오닉 9들이 500km 이상을 갈 수 있는 전기차의 이점을 지녔다. 심지어 소프트웨어 기반 다양한 안전기술과 편의사양들도 담았다.
외관은 날렵한 보트를 닮았다.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트의 성능 디자인을 아이오닉9도 차용한 것. 실제 뒤로 가며 좁아지고 낮아지는 형태다. 루프라인이 뒤로 가며 격하게 떨어지는데, 여느 수입 SUV의 것보다 더 격한 형태다.
휠은 19인치와 20인치 미쉐린 타이어로 전기차 전용이며, 파라메트릭 픽셀로 램프를 꾸민 것도 눈에 띈다. 실내는 모두 3열로 각 열의 구성이 참신하고 넓은 데다 전기차 특유의 평평한 바닥도 좋은 인상을 준다.
아이오닉 9 전장은 5,060mm로 현대차 플래그십 모델의 위치로 충분하고 축거는 3,130mm, 전폭은 1,980mm, 전고는 1,790mm까지 키웠다. 동급 최대이며 실내 공간에서는 아쉬운 대목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 또 2열은 스위블 타입으로 시트의 변환이 자유롭고 마사지 기능에 충전기능 그리고 전동 접이식 시트까지 갖춰 압도적 편의성을 발휘한다.
트렁크 공간은 3열을 접고 908리터로 크고, 전방의 프렁크는 88리터로 유용성을 갖췄다. 여기에 파노라믹 디스플레이와 각종 수납공간 그리고 자외선 살균 시스템까지 갖췄다. 특히 디지털 사이드 미러는 아이오닉 9에 와서 꽃 피운 기술인듯 최고조에 이른 완숙미를 보여준다.
현대차 아이오닉 9은 기존 국내 전기 SUV가 보여주지 못한 많은 기능과 실용성을 담았다. 전기차 케즘으로 시름이 깊은 국내 전기차 판매상황을 타개할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격과 판매시점 그리고 지역별 보조금이 벌써부터 관심을 받는 이유다.
19일 로터스 에메야 S를 용인 스피드웨이 트랙에서 만났다. 에메야는 얼마 전 ‘하이퍼 GT’라는 타이틀과 함께 국내 공식 출시했다. 이 차는 고성능 대형 세단을 지향하고 있다. S는 트림명으로 기본형과 고성능 R 사이 중간이다.
로터스는 전기차 출시 이전에 경량 스포츠카를 주로 만들었다. 1,200kg 대 엑시지와 더 가벼운 800~900kg 대 엘리스를 제작했었다. 로터스 창업자 콜린 채프먼은 무게를 줄이면 모든 구간이 빨라진다고 말할 정도였다. 로터스는 ‘경량화’의 상징과도 같았다.
현재는 지리자동차와 함께 전동화를 맞이했다. 에메야는 로터스의 새로운 지향점을 보여준다. 로터스 에메야 R 기준 최고 918마력이라는 높은 출력을 앞세우고 102kWh 배터리를 장착해 무게는 2,480kg까지 늘었다. 또한 3미터가 넘는 축거, 고급 실내 소재, 첨단 사양 등을 적용했다.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행보다. 순수 스포츠카가 아닌 조금 더 대중성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에메야 디자인은 스포츠카 브랜드 답게 공기 역학을 고려한 요소가 많다. 실제 공기 저항 계수도 매우 낮은 0.21cd를 달성했다. 두 줄 헤드램프 아래에는 앞바퀴로 통하는 공기 구멍을 배치했고 범퍼에는 자동으로 열고 닫히는 액티브 에어 플랩을 장착했다.
옆에는 도어 캐치와 라이다 센서 모두 전동 수납식으로 여닫는다. 라이다 센서는 필요시 열고 닫을 수 있다. 사이드 미러는 사양에 따라 거울과 카메라를 선택할 수 있다. 리어램프는 수평선으로 길게 뻗었다. 램프 양쪽 끝에는 뒷바퀴와 이어지는 공기 통로를 만들었다. 리어 스포일러는 가변식으로 2개를 장착했다. 속도에 따라 2단으로 열리는 각도가 달라진다. 다운 포스를 만들어내는 스포일러 뿐만 아니라 브레이크 역할도 한다. 실제 서킷 주행 때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실내는 중앙에 15.1인치 대형 OLED 화면을 장착했다. 주행모드, 서스펜션 조절을 비롯한 다양한 조작을 이곳에서 한다. 주행모드 변경 시 변화를 그래픽으로 크게 표현해 시인성은 좋았다. 스티어링 휠은 2 스포크 타입에 육각형 형상이다. 스티어링 휠 너머에는 가로로 긴 12.6인치 계기판을 장착했다.
계기판은 작지만 필수 요소들은 한눈에 보기 쉽게 전달한다. 조수석에도 화면을 똑같이 배치해 운전 정보를 동승자와 같이 볼 수 있다. 1열은 세미 버킷 시트를 장착했다. 시트의 쿠션감이나 몸을 지탱하는 능력도 준수했다.
에야의 축거는 3,069mm다. 이는 경쟁 상대인 포르쉐 타이칸 보다 169mm 긴 수치다. 2열에 탑승하면 넓은 공간을 잘 느낄 수 있다. 하부에 배터리가 있어 바닥이 일반적인 세단보다는 높다. 하지만 넓은 무릎 공간 덕분에 불편함은 없었다. 머리 공간 또한 넉넉했다.
이쯤에서 의구심이 생겼다. 오랫동안 스포츠카를 만든 브랜드라지만 3미터가 넘는 축거와 2,480kg의 거구를 날렵하게 만들 수 있을까. 바로 인스트럭터를 따라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시승은 25분간 한 대의 차에 운전자 3명이 돌아가며 탔다. 코스는 용인 전체 서킷 중 절반만 사용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의심은 금세 놀라움으로 변했다. 에메야 S는 듀얼 모터를 장착했다. 최고출력은 612마력, 최대토크는 72.4kg.m를 발휘한다. 출력은 네 바퀴 모두로 전달한다. 가속력은 충분했다. 서킷을 한 바퀴 돌 때마다 직선 구간에서 급가속과 급감속을 반복했다. 높은 출력 덕분에 초기 발진가속성능은 물론 100km/h가 넘어 210km/h까지 도달하기 까지도 숨을 고르는 모습이 없다.
200km/h가 넘는 속도에서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았다. 회생제동과 브레이크 패드의 강한 제동으로 속도를 줄였다. 차체가 급격하게 쏠리거나 하는 불안한 거동도 없다. 이날 차의 한계까지 주행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3그룹으로 나눠 쉬지 않고 진행한 트랙주행 때문에 에메야는 1시간 이상 급가속과 급정거를 반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레이크와 모터가 열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일은 없었다.
직선 구간을 지나 200km/h에서 100km/h까지 급감속 후 코너를 지나갔다. 약간의 타이어 마찰음이 나긴 하지만 차체는 말리거나 밀려나는 것 없이 인스트럭터의 라인을 똑같이 그려갔다. 서킷 주행은 모든 전자 장비를 켠 채로 주행했다. 그래서 코너 연석을 깊게 밟아도 뒤가 흐르거나 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잠깐의 시승이었지만 에매야 S의 매력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또한 2.5톤의 전기차도 스포츠카 브랜드가 만들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다. 각종 에어로 다이내믹 요소와 코너 탈출 성능도 인상적이었다. 상품성도 직접 경쟁하는 타이칸과 비교하면 더 좋은 구성을 갖췄다.
1991년 볼보 후륜구동 플래그십 볼보 900 시리즈로부터 시작해 1995년 볼보 960 세단이후 볼보가 내놓은 플래그십 세단 볼보 S90 B6 AWD를 시승했다. S90의 S는 ‘살룬(Saloon)’을 의미하고 90은 볼보 플래그십 세단의 차명이며 B6의 B는 ‘배터리(Battery)’를 의미한다. 알파뉴메릭 즉, 알파벳과 숫자를 조합해 차이름을 만드는 다소 무미건조한 이 방식은 이젠 보편적이지만 볼보가 가장 먼저 꺼내 들었다.
2010년 지리자동차로 편입된 이후의 볼보는 그간의 역사를 모두 다 합쳐도 안될 만큼 많은 변화를 보였다. 특히 뒷자리가 중요한 중국인들에게 볼보 S90은 가장 먼저 손을 대고 싶었을 터. 이번에 시승한 볼보 S90 B6는 그 수혜를 가장 많이 받은 차라고 봐도 무방하다. 우선 전장이 5,090mm, 축거 3,060mm로 커졌다. 2016년 볼보 S90 초기형이 출시되던 당시만 해도 5m 미만이었고, 중국 다칭공장에서 처음 나왔던 전용모델 S90L만 해도 전장이 5,085mm에 축거가 3,060mm였으니 볼보 S90 전략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실내 공간이 넓다는 점은 우리나라에서도 유효한 판매 포인트. 볼보 S90 B6의 뒷자리 거주성은 웬만한 리무진 못지 않을 정도. 공간이 대단히 넓고 안락하다. 안마시트, 전동 커튼을 비롯해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편의장비까지 갖추었음은 물론 시트 소재와 도어트림의 우드그레인까지 플래그십 세단으로서 부족함이 없다.
최근엔 중대형 SUV를 패밀리 카로 지목하는 탓에 세단의 인기가 전에만 못한 것이 현실이지만 볼보 S90 B6 정도라면 패밀리 세단으로서 충분한 역할을 기대할 수 있으리란 생각마저 들었다. 지난 10월 컨슈머인사이트가 패밀리 세단으로 이 차를 1위에 올린 것도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토마스 잉엔라트 손에서 탄생한 볼보 S90 디자인은 수 년간 다듬어졌지만 언제나 한결같다. 마치 멋진 슈트를 입은 날렵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한눈에 봐도 근사하다. 곡선을 최대한 배제하고 굵직한 직선과 면의 배치가 무뚝뚝하지만 진솔한 맛을 낸다. 더군다나 전통적인 검정색이 아닐지라도 이 차는 밝은 차체 컬러와 밝은 헤드램프 그리고 크롬장식으로 꾸민 각각의 디테일들이 이루는 매칭이 보기 좋은 드문 차다. 무엇보다 전면에 곧추세운 크롬 커버 그릴과 토르의 망치를 앞세운 헤드램프 조화는 발군의 미학적 균형을 보여준다.
실내는 외관과 마찬가지로 단조롭지만 상당히 기능적이다. 센터 디스플레이의 T맵 내비게이션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담아낸 기능과의 조화가 이상적인 배치를 두고 있다. 대시보드와 스티어링 휠은 무심할 정도로 단순하고 연식이 지나도 변화가 없지만 단점이라 느낄 부분이 적다. 시트는 장거리 주행을 해도 피로도가 적은 걸로 정평이 나 있는데, 보기에도 좋고 가죽의 촉감도 보드랍다. 트렁크는 골프백 2개 정도는 수납이 가능하고 전자동식이라 편의성도 뛰어난 편.
볼보 S90 B6 실내 백미는 뒷좌석이다. 특히 무릎 공간이 광활할 정도로 넓다. 마치 일부러 운전자와 거리를 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1열과 거리가 멀다. 전동식 커튼은 좌우측은 물론 뒤유리까지 모두 배치해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뿐 아니라 커다란 썬루프는 개방감은 물론 시야도 쾌적하다. 센터 콘솔은 따로 올리고 내릴 수 있어 5인승에 대응했고, 앉은 자리에서 공조기도 따로 조절이 가능하다. 이는 독일 중형 세단들의 거주성과는 차별화되는 것으로 볼보 S90 B6만의 장점이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볼보 S90 B6
볼보 S90 B6은 AWD 사양으로 바로 아랫급 B5트림과 차별화를 이룬다. 1969cc 4기통 가솔린 엔진에 터보를 하나 더해 최고출력 250마력을 낸다. 최대토크는 35.7kg.m. 한 세대 전 모델을 줄곧 소유해온 나로선 훌쩍 커진 250마력이라는 수치가 사뭇 샘이 난다. 최대토크는 비슷한 수준. 이 수치로 전장 5,090mm의 차체를 힘차게 밀어 낸다.
초기 발진가속력은 출중하다. 5m가 넘는 덩치를 무색하게 할 정도. 추월가속을 비롯한 고속구간에서의 가속력도 상당한 수준. 일상적인 영역에서는 아쉬울 부분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차가 긴 탓일까? 이전에 시승했던 S90 B5는 회전구간에서 언더스티어 성향이 짙었는데 이번 S90 B6는 AWD가 고비마다 개입하면서 이상적인 주행선을 만들어 준다. 다만 웬만해선 속도를 즐기지 않는 운전자라면 S90 B5도 고려해 봄 직하다. 250마력이라는 출력은 어느 한군데 몰려 있어 드라마틱한 구간을 만들어내기 보다는 꾸준하고 끊김 없이 힘을 풀어내는 편이다.
제동력에서는 큰 장점은 없다. 오히려 경쟁차로 손꼽히는 독일계 세단에 비해선 제동거리를 더 감안해야 한다. 세단의 일반적인 성향과 연결한다면 이해하기 편하다. 다른 말로 볼보 S90 B6 주행성향과 스포츠 주행성능과는 거리가 멀다. 아울러 끊임없이 울려대는 경고음과 안전제동 기능이 달리도록 채근하는 운전자의 마음에 찬 물을 끼 얹는다.
진동과 소음 측면에서는 대체로 우수한 편. 풍절음이나 차체 하부 소음도 적절하게 차단되는 것은 물론 속도의 가속과 감속에서 발생하는 엔진소음이나 제동소음도 철저하게 배제된다. 페달 답력 역시 일정하고 편안해 정통 세단의 감각을 여실히 드러낸다.
볼보 S90 B6 AWD는 볼보 900 시리즈 뒤를 잇는 프레스티지급 세단이다. 십수년 간 플래그십 세단역할을 한 S80의 무거운 짐을 더 크고 강력하며 근사해진 S90이 바통을 이어받은 것. 하지만 수입차 시장에서는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와 아우디 A6 그리고 BMW 5시리즈 등 기라성 같은 중형세단과 직접 대결한다.
올해 볼보가 아우디의 자리를 꿰차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볼보의 90클러스터(XC90과 S90, V90cc 등)의 역할이 가장 컸다. 상대적으로 안전에 대한 신뢰 그리고 보기 좋은 디자인과 가격대 성능비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 주요했다. 이런 면모들은 10년 전 볼보에서도 마찬가지. 결국 볼보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인 셈이다.
프리미엄 메이커를 자처함에도 고배기량 다기통 엔진 모델이 없다는 점은 아쉽다. 하지만 이와 상관없이 차의 크기 그리고 만듦새만을 따져본다면 볼보 S90 B6는 충분히 가치를 인정받기에 충분하다.
KGM은 액티언에 고객이 선호하는 사양과 디자인을 대거 담았다. 그 마음이 통한 것인지 액티언은 사전예약 5만 대, 사전 계약 1만 3,127대라는 쌍용 역사 통틀어 유례없는 기록을 남겼다. 지난 8월 20일 출시 이후 9월까지 판매 대수는 약 2,466대. 9월 KGM 전체 판매량 중 10대 중 4대에 가까운 물량이다. 심지어 아직 예약 적체 물량이 남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액티언의 돌풍은 이어질 것이다.
액티언은 토레스를 기반으로 제작했다. 당초 ‘토레스 쿠페’라고 불렸을 정도로 연관성이 높다. 사이드미러와 헤드램프 위치를 보면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럼에도 디자인 차별화 포인트를 많이 두었다. 바디 클래딩을 차체 컬러로 칠해 도심형 SUV에 맞는 모습으로 바꿨다. 또한 루프 라인을 날렵하게 깎아 토레스 보다 전고를 40mm 낮췄다.
다만 전체적인 디자인을 보면 랜드로버 디자인을 떠오르게 한다. 특히 로커패널과 전후 범퍼를 지나가는 캐릭터 파츠는 벨라를 닮았다. KGM은 이전 토레스 C 필러에도 디펜더의 사이드 툴 박스를 따오기도 했다. KGM은 이러한 디자인 속에서도 자사만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했다. 태극기의 건, 곤, 감, 리를 패턴화해 램프, 반사판, 실내, 그릴 등 곳곳에 배치했다.
특히 주간 주행등에서 도드라지는데 여기에 웰컴 라이트까지 적용했다. 실제 광고에서도 Korea Great Mobility라고 소개하는 등 애국 마케팅에 힘쓰는 듯하다.
액티언은 도심형 SUV를 표방하고 있다. 전체적인 외형은 SUV의 터프함을 노리고 있지만 미쉐린 컴포트 타이어를 끼는 등 온 로드 대응에 초점을 둔 채 출시했다. 다만 외형 중 기능 보다 멋에 치중한 요소들이 많은 것은 아쉬웠다. 20인치 휠은 승차감, 주행 성능 등 어느 하나에서도 이점을 찾기 어려웠다. 또한 뾰족하게 다듬은 스포일러 역시 공력성능보다는 멋을 위한 것으로 보였다.
실내는 이전 토레스 SUV 그리고 토레스 EVX로부터 시작한 KGM 최신형 인테리어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했다. 버튼을 간소화해 깔끔한 구성이 특징이다. 스티어링 휠은 ‘더블 D컷’이라 부르는 이색적인 외형이다. 그립감이 떨어지는 건 아니었다. 스티어링 휠 하단부 양쪽에는 두 개의 버튼을 배치했다. 다른 브랜드들은 보통 드라이브 모드 혹은 오버부스트 기능을 배치하는 것이 특징인데 KGM은 즐겨찾기와 오토홀드를 새겨 넣었다. 두 버튼 모두 맵핑이 가능한 즐겨찾기로 배치하면 좋았을 것 같다.
버튼을 없애 깔끔하게 구성한 실내는 단점으로 다가왔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성능과 직관성이 떨어지기 때문. 체감 반응 속도가 다소 늦다. 계기판 역시 차가 멈추고 나서야 속도가 완전히 줄어드는 등 반응이 느린 편이다. 또한 상단바를 끌고 내려 몇 가지 옵션을 조정하는데 인식 오류가 잦은 편이다. 뿐만 아니라 음소거나 액티브 배기 사운드는 켜고 끄는 동작 상태를 직관적으로 감지하기 어렵다. 물론 노래 앨범 커버나 공조 분할 화면 추가 등 이전 KGM 모델에서 지적했던 사항들은 대체로 보완되었다.
앰비언트 라이트의 적용 범위는 경쟁 차종 대비 넓다. 대시보드, 도어트림, 센터 콘솔까지 얇고 길게 적용했다. 여기에도 태극기의 건, 곤, 감, 리 패턴을 새겨 넣었다. KGM은 경쟁 준중형 SUV 보다 짧은 축거로 실내 공간이 좁다고 여길 수 있지만 시제 체감해 보니 공간에 대한 불만은 들지 않았다. 1열과 2열 모두 무릎 공간과 어깨 공간이 충분했고 쿠페형 라인이라 우려가 있던 헤드룸도 넉넉했다. 아울로 트렁크 공간 역시 668L로 충분했고 2열을 접을 수도 있는 큰 짐에 대한 대응능력도 충실하다. 보태어 트렁크 안쪽 조명이나 전동식 트렁크 개폐 버튼은 굉장히 유용한 편이다.
장점이 도드라지기 보다는 단점 없는 파워트레인
파워트레인은 1.5L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 변속기를 맞물렸다. 최고출력은 170마력, 최대 토크는 28.6kg.m를 발휘한다. 배기량과 출력 수치를 보면 무심히 넘어가겠지만 체감상 느껴지는 가속능력과 액셀 페달 반응성은 한없이 여유롭고 느긋하다. 도심형 SUV의 퍼포먼스 한계를 낮잡아 본 것이 아닐까 싶다
본격적인 시승을 나서면서도 이런 의심은 이내 확신으로 바뀌었다. 일상의 시내 주행은 매끄러운 편으로 정숙했고 노면 충격도 잘 걸러냈다. 하지만 액티언이 힘을 본격적으로 내는 2천 rpm 구간을 넘어서면 변속 충격도 상당하고 가속과 감속의 페달 조작 피드백도 또렷하지 않다. 회전 구간에서 섀시 안정감은 속도 한계가 높지 않다.
축거에 비해 전후 오버행이 상대적으로 긴 도심형 SUV들에서 흔히 나타는 모습이다. 추월 가속력은 기대하지 않았지만 역시 반전은 없었고 오히려 NVH 측면에서 제동력의 일관성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 잠시 당황스러웠다. 또한 20인치 휠 사이즈 탓인지 맨홀, 도로 이음새의 충격이 거칠게 다가왔다.
다만 운전의 재미를 더하는 액티브 배기 사운드 시스템은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차량 외부에 소리박 시스템을 적용해 외부에서 소리가 들린다. 0단계, 1단계, 2단계로 구성되어 있고 8기통 사운드가 들린다. 동급 현대차-기아의 가상 사운드보다 비교적 생생하다. 하지만 이 시스템에 추가 비용 140만 원을 내야 한다면? 한 번 더 고민의 시간이 필요했다.
고속주행에선 동급 SUV보다는 주행성능에 장점이 도드라지지 않는다. 탄탄한 하체로 버텨내기보다는 도로 상황을 그대로 전달하는 편이다. 그래서일까 오히려 안정적이라기보다는 속도를 올리는데 주저하게 만든다. 회전 구간에서 과감하게 스티어링 휠을 돌려보면 이런 느낌이 더 배가되는데, 회전 방향의 축이 생각보다 더 가라앉는다. 스티어링 휠 감각은 이질감이 있었다. 휠 중앙부만 특이하게 부드러웠고 속도에 따라 회전 감도가 바뀌는 구간 역시 매끄럽지 못했다.
하지만 방음 상태는 우수한 편이다. 1열 이중 접합 유리, 흡음형 미쉐린 타이어를 장착하고 루프와 하부에 흡음재를 적용했다. 이는 고속주행보다는 도심주행에서 더 실력발휘를 했다.
KGM 액티언은 성능보다는 외형에 무게를 둔 듯하다. 시작가격 3,395만 원인데도 기본 사양부터 12.3인치 디스플레이, LED 램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적용한 것도 호감을 살 부분이다. KGM 액티언은 시종일관 나긋한 면모를 잃지 않았다. 실제 오프로드를 경험하는 SUV 소유자들이 전체 3%도 되지 않는다는 여론조사가 있다. 대중적인 차를 만드는 KGM이 액티언을 이처럼 살가운 도심형 SUV로 한정지은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렉서스 RZ450e는 렉서스가 처음 선보인 전기차다. e-TNGA 플랫폼부터 71.4kWh 리튬이온 배터리는 물론 실리콘 카바이드 인버터까지 모든 게 렉서스 RZ450e에 처음 들어간 것. 그만큼 렉서스로선 렉서스 RZ450e가 실패해선 안될 중요한 모델이다. 토요타 Bz4X로 선행학습을 혹독하게 치렀던 결과값을 반영한 모델로 사실 매우 중요한 모델임에 틀림없다.
반면 렉서는 탄소중립을 위한 전동화 프로세스를 전기차로 획일화하고 있지 않다. 세계 각국의 인프라, 에너지 상황 및 고객의 사용 패턴을 고려해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전기차(BEV) 및 수소차(FCEV) 등 탄소중립을 위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일명 멀티패스웨이(Multi Path Way) 전략인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기차가 1번이 아닌 것으로 하이브리드 대표주자인 토요타의 기존 전략을 더 확장시킨 것으로 인식된다.
전기차가 미래차라고 선포하고 2035년까지 내연기관 생산을 종료하겠다고 선언한 후 전기차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는 여타 브랜드들과는 다른 길이다. 전기차만이 유일한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방법이 아니라는 토요타의 선언은 분명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소비자 입장으로선 시그널이 명료하지 않다. 렉서스 RZ450e 입장에서는 플랫폼부터 배터리 등 핵심부품까지 모두 마련한 셈인데 단독 무대에 서지 못한 셈이다.
그리고 이런 배경의 결과 현실에서는 렉서스 RZ450e를 아는 사람이 매우 드물게 된 필연적 결과가 빚어졌다. 누구는 개성으로 느끼겠지만 대중적 인기가 부족한 차는 중고차 감가비율이 통계적으로 높아 제값을 받기 어렵고 고급차를 탄다는 소유자의 만족감도 떨어진다. 대중차가 아닌 프리미엄 브랜드로선 썩 달갑지 않은 점이다.
우리는 이 차를 다양한 형태로 시승했다. 강원도 스피디움까지 장거리를 달렸으며 금요일 오후 러시아워에 강변북로와 순환도로를 누볐다. 그래서 달린 주행거리는 500km.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렉서스 RZ450e는 누구에게든 추천할 만한 차였다.
대형차급을 넘보는 덩치와 소재
렉서스 RZ450e는 전장 4,805mm, 넓이 1,895mm, 높이 1,635mm, 축거 2,850mm로 일반적인 중형 SUV 사이즈다. 하지만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쓰고 앞유리를 길게 앞으로 빼는 등 실내 공간의 거주성을 크게 높여 실내에서는 대형 SUV에 못지 않은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더구나 쿠페형 루프라인을 채택해 측면에서 보는 모습이 매우 수려하고 공기역학적인 실루엣을 차체 곳곳에 배치해 디테일도 매우 훌륭한 차다.
최근 렉서스 디자인은 과거 스핀들 그릴을 차체 전체로 확대한 스핀들 보디(Spindle body)를 채택하고 있다. 단순히 디자인을 뛰어넘어 디자인을 기능으로 승화시키는 방향인데 공기 역학적으로도 뛰어나고 스핀들 라인을 따라가며 차를 이해하는 시간도 사뭇 색다른 재미를 준다. 렉서스 RZ450e의 백미는 무엇보다 실내다. 특히 몸에 닿는 부위는 스웨이드로 포근함을 살리고 손이 맞닿는 곳은 가죽으로 배치해 착 감기는 맛을 구현해 냈다는 점은 칭찬할 만 하다.
아울러 센터 디스플레이의 시인성도 시원시원해 정보확인도 수월했고 계기판의 전기차 주행정보 역시 산뜻하다. 문을 여는 방식도 전기차 만의 방전 시 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사용자의 불안감에 대응하고자 전자식과 물리식 모두 반영한 점도 치밀함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리어의 공간 배치는 패밀리카 용도로 적합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공조기의 독립 조절방식이나 발공간의 배치 2열 시트 리클라이닝 기능과 압도적으로 큰 파노라믹 썬루프는 해방감마저 느끼게 해줬다. 여기에 넉넉한 트렁크 공간과 사용하기에 편리한 트렁크 해치 도어의 여닫는 전동 개폐 작동법도 다른 SUV들과 분명히 차별화되는 포인트.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렉서스 RZ450e는 모두 픽업 및 차량 유지 관리 서비스 등이 포함된 ‘오토 케어 리스(auto care lease)로 판매되는 점이나 전기차 충전 100만원 상당 포인트까지 제공되는 것도 눈 여겨 볼 만하다. 실제로 시승을 하면서 1회 완속충전을 하고 약 1만원 가량 들었는데, 주 7~9회 충전을 한다면 연간 주유비에 맞먹는 지원금액이다.
주행 패키징도 탁월하다. 프런트와 리어에는 각각 전기차 전용 e-액슬을 장착해 사륜구동이 가능하다. 렉서는 ‘다이렉트4’라고 부른다. 이를 통해 시스템 총 출력 312마력으로 최종 주행거리 377km를 확보했으며 실제 주행거리도 이와 크게 다른 편은 아니었다.
렉서스다운 차분하고 말끔한 승차감
렉서스 RZ450e는 전기차로서 시동을 켜는 순간부터 알 수 있다. 차분하고 나지막이 달릴 준비가 됐다는 신호음이 전부인데, 계기판 화면의 조도가 밝아지는 것과 어울려 꽤나 차분하고 담담하게 신호를 준다. 로터리식 기어변속은 최근 토글 버튼으로 바뀌는 독일식의 것과는 달리 확실히 반가운 지점이다. ‘스윽’ 엑셀을 밟으면 차는 그야말로 얼음에 미끄러지듯 ‘스르륵’ 덩치를 밀어낸다.
발진가속부터 추월가속까지 쭈욱 확인을 하면서도 출력의 단절이나 회생제동을 위한 감속의 격한 동작도 렉서스 RZ450e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이 가운데에서도 불끈하는 전기차 특유의 출력 배분도 갖춰 덩치를 쉽사리 휘두를 수 있다는 자신감도 부여해준다. 무엇보다 제동력이 기억에 남는다.
전기차는 일반적으로 내연기관차에 비해 더 크고 무겁다는 인상을 주는데 렉서스 RZ450e는 실제로 동급의 렉서스 RX보다 더 무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차의 제동력은 다르지 않다. 여기에 회생제동이 가미되면서 이질감이 생길 법도 한데 렉서스 RZ450e에는 그럴 여지를 없애 버렸다. 어떤 묘수를 부렸을까?
주행모드는 모두 5가지. 노멀 – 스포트 – 에코 – 레인지 – 커스텀이 있다. 이 가운데 레인지 모드가 가장 주행감각이 다른데 공조장치와 가속력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역시 주행거리를 감안한 계산임을 체감하게 했다.
렉서스 RZ450e의 코너링은 배터리 차의 무게로 인해 민첩한 맛은 없었지만 패밀리카의 핸들링으로선 무난하다. 다만 조금 더 선형적인 핸들링 그리고 전기차 고유의 묵직한 크루징 감각은 후기형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아울러 주행거리 역시 최근 전기 SUV들이 500km에 육박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시 주행거리 연장에 대한 점도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부터 배터리 그리고 e액슬 기반 다이렉트 4까지 거의 모든 시스템 솔루션을 쓸어담은 렉서스 RZ450e. 렉서스 고유의 주행감각과 고급소재 그리고 사용자를 향한 배려까지 느낄 수 있는 차였다. 조금 더 이름값이 높아지고 주행거리 역시 더 늘어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가격대비 가치 측면에서는 출중한 편이다. 경쟁자로선 기아 EV9이나 제네시스 G80 일렉트리파이드, BMW iX3를 손꼽을 수 있다.
아우디가 7일(현지시각) 중국에서 새로운 전기차 브랜드를 공개했다. 그리고 새로운 E 콘셉트카를 공개했는데, 아우디 엠블럼인 4개의 링 로고를 삭제했다. 오로지 'AUDI'라는 이름만 표시했다.
아우디 폭스바겐 그룹의 프리미엄 메이커인 아우디는 이제 중국에서 젊은 고객을 유지하기 위한 방향성을 수립했다. 중국 자동차 제조사 SAIC가 모두 생산하는 이 차들은 내년 여름에 첫 모델이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아우디가 자사의 혼과도 같은 4개의 링을 삭제하는 초강수 전략을 두게 된 이유는 SAIC와 손잡고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되찾기 위함이다.
중국에서는 최근 수입차 브랜드들이 점유율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따라서 중국 로컬 자동차 회사들과 더 확실한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특히 EV와 하이브리드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는 가운데 수입차 브랜드들은 사실상 권위를 상실해가는 중이다.
아우디의 새로운 EV시리즈는 SAIC와 공동개발하는 것은 물론 자동차 아키텍처도 모두 SAIC의 것을 쓴다. 향후 아우디는 SAIC와 더 긴밀하게 협조하고 의존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결과물이 이번 아우디 E 콘셉트카다.
상하이에서 열린 이번 행사를 통해 프로젝트 CEO 페르민 소네이라는 "EV 시리즈는 고급 운전자 지원 시스템과 같은 고급 기술을 원하는 젊은 운전자들을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고객은 평균적으로 프리미엄 세그먼트의 30~35세로 전 세계 평균보다 훨씬 젊습니다. 반면 전 세계 평균은 55세입니다."라고 말했다.
아우디는 E콘셉트카를 기반으로 만드는 스포트백 외에도 SACI와 파트너십은 향후 3년 안에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을 포함한 두 대의 차량을 더 출시할 계획이다.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협회의 데이터에 따르면, 아우디는 2024년 상반기에 중국에서 1만 5,000대 미만의 EV를 판매했다. 이에 비해 중국 프리미엄 EV 브랜드인 니오와 샤오펑(Xpeng)은 각각 약 10배와 7배 더 많이 판매했다.
서울시가 22일 완충 전기차를 충전주차 구역에서 빼지 않으면 최대 2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조례를 예고했다. 90% 이상 충전한 전기차의 지하 주차장 출입을 금지한다는 충전 제한 정책을 추진한 것에 이은 조치다.
대림대 김필수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충전율이 낮을수록 화재로부터 안전하다”며 “배터리관리시스템(BMS)를 강화해도 화재 가능성은 여전하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전기차 수출 시 충전량을 30%로 제한한다”를 예로 들며 “배터리 셀을 출고하기 전에 불량 배터리를 걸러내는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냈다.
소방청은 23일 17개 시도와 소속 소방안전재난본부에 완속 충전기 8~90% 정도로 충전하는 것이 화재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2일 강남구는 관내 공영주차장에 전기차 화재 대비 리튬이온배터리 전용 소화기를 설치했다고 자료를 냈지만 몇일 후 소방청은 “전기차 리튬배터리 전용 또는 리튬배터리에 적응성이 있는 소화기는 국제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모순된 메시지를 알렸다. 일반적으로 전기차 리튬배터리는 배터리셀 형태로 포장돼 있기 때문에 소화약제 침투가 곤란하고, 화재 시 열폭주 현상으로 국내외 유통 중인 일반 소화기로는 화재 진압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전기차 포비아에 대응하기 위한 각계의 대응은 그야말로 혼란 일색이다. 정부는 전기차 화재에 대응한다며 근거도 없는 90% 미만 충전이 안전하다는 정책을 추진하더니 하필 지금 이 시기에 전기차 충전 구역에 과태료까지 언급했다. 정책의 의도가 오인받기 쉽다. 이를 두고 박성택 산업통산자원부 1차관까지 나서 “‘90% 충전율’ 이런 부분은 엄밀한 검증 후에 발표되면 좋지 않았겠나” 고도 말했다.
김 교수의 발언은 더 기괴하다. 전기차 충전율과 화재는 대체 무슨 근거로 주장하는지 알 수 없다. 심지어 충전율 30%는 그 숫자가 말 그대로 수출 작업 간에 필요한 충전량을 상정한 것이지 화재율을 낮추기 위한 숫자와는 아무 연관성이 없다.
또 배터리 셀을 출고하기 전에 불량 배터리를 걸러내는 전수 조사는 이미 배터리 및 전기차 제조사들이 다방면의 기술적 검토와 전수조사를 거듭한 이후 나온 것이다. 배터리 제조과정에 대한 학습이나 조사과정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전기차 안전 확보를 위한 토론은 현재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22일 국회 기후위기 탈탄소 경제포럼 주최로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박지혜, 박정현 의원들을 필두로 정책토론회가 열렸고,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는 국민의 힘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또 다른 정책토론회가 개최됐다. 25일 정부와 대통령실, 국민의 힘은 삼청동 국무총리공간에서 고위 협의회를 열어 제조사들의 배터리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고 신축 건물 지하 주차장에 습식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를 추진한다.
여야가 같은 주제로 각기 다른 토론회를 진행하는 이유, 신축 건물 전기차 충전기는 지상에 설치한다면서 지하주차장 스프링클러 설치를 왜 논하는 건지 알 수 없다. 전기차 없는 구역에 전기차 화재를 대비하는 스프링클러 설치라니… 어불성설이다.
전기차 포비아는 날이 갈수록 깊어지는 모양새다. 심지어 신세계 스타필드 주차장에는 전기차 열화상 감시 장치 논란까지 벌어졌다. 민간의 대응이 정부의 조치를 추월한 증거다. 작금의 상황은 전기차를 소유한 사람이나 소유하지 않은 사람이나 모두 스스로 대처해야 하는 ‘각자도생’의 시대가 된 것. 문제는 아직도 지자체에선 잘못된 정보를 계속 내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일부 구청에서는 리튬배터리 전용 소화기를 설치하겠다는 발표를 이어가고 있다. 전기차 판매 침체기는 공포기로 가더니 이젠 그야말로 어지러워 살기 힘든 '난세(亂世)'까지 들어선 모양새다.
이달 초 인천 청라 지구 아파트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 벤츠 EQE 350+ 전기차 화재로 인해 많은 관심이 쏟아지면 정계에서도 신속히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리고 22일 전기차 안전 확보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문제는 민주당과 국민의 힘이 각각 소속 상임위 국회의원들을 앞세워 정책토론회를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따로 개최했다는 것.
우선 민주당측 소속 국회의원들이 대거 포진한 ‘전기차 안전확보 및 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회’는 이호근 대덕대 교수를 좌장으로 정홍영 SK온 부사장과 홍기철 현대차 상무 그리고 전기차 업계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는 최영석 한라대 교수가 참여했다.
국민의 힘 소속 권영진 국회의원실에서 개최한 ‘전기차 화재 대응을 위한 안전관리 방안 정책토론회’에는 최동석 자동차안전연구원 안전기준 국제화센터장의 발제를 시작으로 윤영한 자동차안전학회 부설연구소장을 비롯해 김재경 삼성SDI 부사장, 최장욱 현대차-서울대 배터리 공동연구센터장 등이 포진해 토론을 이어갔다.
두 회의 모두 발을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최근 전기차 화재에 대한 각계의 관심이 집중된 사안임을 방증하는 듯 했다. 하지만 토론의 내용은 실망스러웠다. 각계의 전문가들은 자신의 분야에 집중한 이야기만 늘어 놓았고, 토론의 방향성은 토론자가 나설 때 마다 바뀌었다.
전기차 업계에선 정부의 기준을 정확히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정부로선 현재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논의만 멤돌았다. 심지어 이 마저도 여야가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전기차 논의를 따로 진행하고 있었다. 홍기철 현대차 상무는 “전기차 화재 비중은 23년 기준 1만대당 1.32건. 1만대 전기차의 배터리 셀을 적게 잡아도 400개면 4억개의 셀 중 하나의 문제로 화재가 발생했다면 이는 굉장히 낮은 불량율”이라고 말했다.
좌장이었던 이호근 교수는 “테슬라 BMS의 이상 신호를 감지한 소유자가 차를 공장에 옮기고 이후 화재가 났던 성수동 테슬라 화재는 BMS에 대한 개선사항이 많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제조사의 철저한 태세를 주문했다.
나용운 소방연구원 연구사는 “전기차 화재는 처음엔 수평으로 이후엔 수직으로 불이 퍼진다”며 “모든 전기차 화재는 골든 타임 이내면 끌 수 있지만 이 시간을 프로토콜화하는 것이 문제”라고 의견을 나눴다.
이번 전기차 화재 대응 정책토론회는 내용의 양적 질적 측면에서 모두 실망스러웠다. 제조사와 정부를 비롯해 각계 기관 실무진들이 모인 자리에서 논의 수준은 원론적인 것이 전부. 이 마저도 자동차 제조사나 배터리 제조사는 보안을 이유로 기술적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고, 교수진들은 전고체 배터리가 나올 때 까지는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마찬가지 입장을 보였다.
전기차 배터리 안전 확보는 사실상 결정적 논의가 되기까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각자도생. 이번 정책토론회를 참여 후 드는 마지막 소회다.
인천 청라 제일풍경채 아파트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 벤츠 EQE 350+ 화재는 자동차 업계를 넘어서 한국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당국이 전기차 화재에 대한 두려움을 종식시키기 위해 다방면의 발표를 하고 있지만 ‘전기차 포비아’는 전체적으로 더 확산 추세에 있다.
공포심에 대처하기 위해 늦으나마 배터리 공급업체들을 파악하기에 이르렀다.
지금까지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구체적인 제조업체를 식별하면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주겠지만 어떤 배터리 브랜드가 화재에 취약한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배터리 화재에 대한 확실한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지적 받는 이유다. 다시 말해 더 많은 데이터들이 필요하다.
어떤 제조사들은 정부 권고에 따라 혹은 자발적으로 배터리 제조업체들을 밝히기도 했다. 국산배터리를 쓴 제조사들은 환호를 받았지만 다른 배터리를 쓴 쪽은 눈총을 피하기 어려웠다. 단지 국산 배터리가 안심이 된다는 이유라기 보다는 중국산 공산품에 대한 신뢰가 상대적으로 더 낮은 탓이다.
이런 감정적인 기류를 모두 제거하고 본다면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화재발생 회수는 더 적다.
보험회사 오토인슈어런스가 국가교통위원회의 데이터를 활용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한 10만대당 전기차 화재 발생률은 25건인 반면 가솔린 차는 1,530건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더 많아서 3,475건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소방청에서 발표한 전기차 관련 화재는 72건. 2021년 24건보다 200% 증가했다. 전기차 판매 증가와 대비하면 적다. 비율에 대한 데이터도 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전기차 1만대당 화재 건수는 1.3건이며 내연기관차는 1.9건이다.
수치로 봐도 내연기관차가 전기차보다 불이 더 많이 난다.
국제 에너지 기구에 따르면 2023년 전세계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5대 중 1대는 전기차로 모두 1,400만대가 판매됐다. 대부분 중국과 미국 그리고 유럽이다. 글로벌로 따지면 전기차는 모두 4천만대가 사용중이다.
문제는 전기차 화재에 대한 두려움은 내연기관 자동차의 화재보다 훨씬 더 크다는데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내연기관차 화재와 달리 더 오래 지속되고 진화도 더 어렵다. 게다가 아파트라는 한국에서 가장 일반적인 집단 거주형태에서 지하주차한 전기차 화재는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이런 전기차 화재에 더 취약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인구밀집도가 높다.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5천만명 인구 중에 아파트를 비롯한 다세대 주택 거주 비율은 60%가 넘는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 주차장은 대부분 지하 주차장을 이용한다. 환경적으로 전기차 화재 발생 수가 내연기관차보다 적더라도 경계심이 커지는 이유다.
전기차 화재에 대응하는 정부의 대처도 아직 현실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우선 90% 미만 충전된 차만 지하주차장 진입이 가능하도록 하거나 충전소를 지상으로 모두 바꾸자는 계획은 제조사와 소비자 양쪽에서 모두 공격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기차 판매에도 단기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고차 거래 플랫폼 K카에 따르면 이달 8월 국내 전기차를 중고로 내놓는 사람들의 신청 건수가 일주일전보다 184%나 증가했다. 사고 이후 출시된 전기차 제조사들은 기술설명회를 열어 자사의 BMS 시스템 등을 포함해 안전관련 내용을 더 강조한다. 제조사와 소비자들 그리고 정부 관계자들이 모두 화재에 대비한 대응방안을 더 신중히 고민해야 할 시기다.
4일 기아가 전기차 EV3의 가격을 공개했다. EV3는 일명 ‘캐즘’이라 부르는 전기차 판매 절벽 현상을 타개할 대중형 전기차를 표방한 차다. EV3 가격은 결정적인 키를 쥔 셈이다. 과연 EV3로 전기차는 다시 판매세를 회복할 수 있을까?
우선 기아 EV3의 가격을 살펴보자. EV3의 판매 가격은 전기차 세제혜택 적용 전 기준 스탠다드 모델 에어 4,208만원, 어스 4,571만원, GT 라인 4,666만원, 롱레인지 모델, 에어 4,650만원, 어스 5,013만원, GT 라인 5,108만원이다. 지역별 보조금을 비롯해 세제혜택을 반영하면 대략 3천만원대 중후반 가격대로 형성된다.
문제는 기아 EV3의 차급에 걸맞는 가격대인가라는 것. 기아 EV3는 차급을 결정짓는 전장과 축거가 각각 4,300mm, 2,680mm로 같은 브랜드의 인기 모델 셀토스(전장 4,390mm), 현대차 코나(4,350mm)보다도 작다. 동급의 SUV보다 작은데다 2천만원대로 시작하는 경쟁모델과 비교하면 앞자리가부터가 틀리다.
자동차 전문매체를 비롯해 각종 커뮤니티 반응은 냉담하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라는 점과 연료비나 정비 비용 등 보유에 따른 유지 비용이 차이가 있다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기아 EV3의 당초 목적인 ‘대중화’에 적합한 가격대는 아니라는 것. 동급의 전기 모델 니로나 코나 EV에 비해 편의장비가 우수하고 배터리가 더 크다는 의견도 있지만 EV 판매급감 현상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기아 EV3 가격대는 소비자가 원했던 가격이라기 보다는 판매자가 받아야 할 가격이라는 셈이다. 견해의 차이는 있겠지만 기아 EV3에 들어간 배터리 원자재인 리튬-선물 가격대가 올해 들어 -65% 떨어졌다. 저렴한 가격을 기대했던 기아 EV3 잠재 고객들이 실망한 이유 중 하나다.
기아 EV 가격 정책에 대한 소비자 의구심이 커진 것은 플래그십 전기차 EV9부터다. 기아 EV9은 출시 후 6개월 만에 대규모 할인 정책으로 판촉 전략을 수정했다. 할인은 파격적이었다. EV9 6인승 에어 2WD 모델 기본 가격은 7700만원, EV9 어스 4WD 모델 기본 가격은 8600만원이었다. EV9 7인승 어스 2WD 모델을 2600만원 정도 할인 받아 5800만원에 샀다는 네티즌도 나타났다. EV9의 전철을 EV3가 밟을 확률은 희박하지만 EV3 가격을 확인한 소비자들은 기아 EV9 가격대를 처음 접했던 당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저가형 LFP 배터리를 탑재하더라도 2천만원대 EV3가 나왔어야 했다는 의견도 있다. 물론 KGM의 LFP 배터리 전기차들도 여럿 있지만 판매량은 미미한 수준. 결국 선택을 받기 위해선 가격과 함께 브랜드와 상품성 모두 필요한 셈이다. 기아 EV3에 대한 아쉬움은 이 가격문제로 귀결된다. 따라서 EV9처럼 EV3에 대한 할인을 노릴 지에 대해선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터. EV3 사전 계약 돌풍에 대한 뉴스가 들리지 않는다면 수 개월 내 할인 소식이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글로벌 전기차의 판매 성장은 지난해 절반에 불과하지만 올해 16.6% 성장할 전망이다. 반면 국내 상황은 하이브리드차가 전기차 성장세 둔화의 빈틈을 채우고 있는 모양새다. 글로벌 흐름도 비슷하지만 국내 상황은 하이브리드차가 더 큰 흐름을 차지한다. 심지어 하이브리드차 비중은 국내 전체 판매대수의 30%를 차지할 정도.
문제는 이런 전기차의 빈틈을 토종브랜드가 아닌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노리고 있다. 중국 최대 전기차 메이커인 BYD는 BYD코리아 설립을 이미 마치고 2026년까지 전시장 70곳을 국내 설치하고 돌핀, 시걸, 아토3를 내놓는다. 여기에 올해 초에는 '바오'와 '한' 역시 추가 상표권을 등록했으며 내년까지 '씨라이언'과 '씨라이언 9' 2개 차종을 이후 2026년에는 4개의 추가 전기차를 추가한다. 3년 이내 모두 9개 차종을 라인업으로 갖추는 셈이다. 중국자동차 업체는 BYD 뿐 아니라 샤오펑, 지리자동차 등도 간접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된다. 경기도 평택항에는 수십대의 중국브랜드 자동차들도 이미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독점적 경쟁시장은 불완전하다. 시장 참여자의 숫자가 늘수록 경쟁은 치열해진다. 하지만 시장의 균열을 중국산 자동차가 채운다는 점에 대해 우리의 준비가 충분한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