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출시된 BMW 4시리즈(G22/G23)는 엔트리 1과 2시리즈를 제외하면 가장 마지막으로 플랫폼을 F에서 G로 변경한 모델이다. 플랫폼이 변경됨에 따라 기존 모델 대비 드라이빙 감각이 꽤 많이 달라졌다.
이 외에도 달라진 점이 매우 많다. 가장 많이 알려진 부분은 극적인 디자인 변화를 이룬 전면부다. 20세기를 빛낸 자동차로도 선정된 BMW 328의 디자인을 이어 받은 세로로 긴 키드니 그릴은 호불호가 극명히 갈릴 정도로 파격적이다.
키드니 그릴과 함께 BMW 4시리즈의 특징은 쿠페만의 정체성을 확립했다는 것. 이전 F보디 4시리즈는 3시리즈의 니치모델이란 성격이 강했는데, 이번 모델부터는 쿠페 형태의 외관 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차체 곳곳을 강화해 차체 강성을 높였고 섀시에도 4시리즈만의 독특한 운전 성능을 낼 수 있는 변화 포인트를 줬다.
또 다른 변화도 있다. 4시리즈 최초로 M퍼포먼스 모델을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존 4시리즈는 고성능 모델인 M4만 존재했고 M퍼포먼스 모델은 별도로 선택지가 없었다. 이번 세대부터는 M440i xDrive 쿠페 모델을 추가해 고를 수 있는 범위가 더 넓어졌다. BMW 4시리즈에 추가한 고성능 M퍼포먼스 모델, M440i xDrive 쿠페를 직접 만나 봤다.
쿠페는 슬로핑 루프라인을 갖추고, 2개의 도어가 달린 '2+2시트' 구조의 날렵한 자동차를 말한다. 최근엔 4도어 세단이나 5도어 해치백, SUV 등에서 쿠페의 디자인 특징을 차용해 쿠페형 세단, 쿠페형 SUV 등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하지만 쿠페만의 역동적인 움직임까지 구현해 내는 자동차는 흔치 않다.
쿠페, 특히 스포츠 쿠페를 선택하는 운전자의 가장 큰 관심은 자동차가 얼마나 역동적이고 직관적으로 움직일 수 있냐는 것. 그런 의미에서 BMW 4시리즈는 훌륭한 선택지 중 하나고, 이 중에서도 M퍼포먼스 모델인 M440i xDrive 쿠페는 쿠페의 역동적이고 파워풀한 운동 성능을 원하는 소비자에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M440i xDrive 쿠페는 소비자가 쿠페에 원하는 포인트를 확실히 챙겨 넣었다. 먼저 강력한 파워트레인이다. 직렬 6기통 3.0L 터보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로 구성된 M440i xDrive 쿠페의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387마력, 최대토크 50.9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또한 M440i xDrive 쿠페는 쿠페 특유의 미려한 보디 라인을 갖췄다. M440i xDrive 쿠페의 길이는 4,770mm, 너비 1,845mm, 높이1,395mm이며 휠베이스는 2,850mm다. 도로에 낮고 넓게 깔린 자세를 보여주는데, 전 모델 대비 휠베이스는 조금 길어져 쿠페지만 좁지 않은 실내 공간을 느낄 수 있다.
특히 M440i xDrive 쿠페의 긴 보닛에서 시작해 날렵한 루프를 지나 트렁크 쪽에서 마무리 되는 라인은 전면부의 괴팍한 인상을 상쇄할 만큼 완벽하다. 특히 긴보닛 라인은 프론트 미드십 못지 않은 역동성까지 함께 전해주고 있다.
더불어 새로운 키드니 그릴 디자인과 날렵해진 헤드램프, M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된 외관 곳곳에서 풍기는 공격적인 인상은 ‘딱’ 스포츠 쿠페라면 응당 갖춰야할 교과서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운전자 중심의 실내 레이아웃도 장점이다. M440i xDrive 쿠페의 실내는 먼저 출시된 3시리즈의 실내와 같은 디자인을 유지하지만 대시보드가 운전자쪽으로 보다 강하게 기울어져 있어 운전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 실내 시트는 일반 4시리즈와 달리 M 스포츠 시트(퍼포먼스 패키지 적용)가 적용돼 탑승자의 자세를 단단히 고정시켜 준다.
주행 감각은 어떨까? BMW의 직렬 6기통은 성능과 감성면에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엔진이다. 과급기가 일반화 되지 않던 자연흡기 시절부터 ‘실키식스’라는 별칭이 붙었을 만큼 부드러운 회전질감과 파워풀한 가속 성능을 보여준 엔진이다. 이는 과급기가 달려 있는 지금도 변하지 않는 사실.
달리고자 마음 먹고 가속페달을 쉴 새 없이 다그치면 엔진과 변속기가 이에 반응하듯 민감하고 빠르게 반응한다. 운전자가 의도하는 만큼 경쾌하고 직관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온 몸으로 느끼면 ‘운전하는 즐거움이 이런 것이구나’를 느낄 수 있다.
387마력의 출력과 50.9kg.m의 최대토크라는 성능만을 보면 일반인에게 조금 부담스럽게 다가 올 수 있다. 하지만 BMW의 똑똑한 시스템과 네바퀴굴림시스템 xDrive로 인해 주행 보조장치를 끄지 않는다면 '스릴'과 '위험'의 경계를 넘지 않는 선에서 최고의 즐거움 만끽할 수 있다.
차체의 모든 부분을 오로지 스포츠 주행에 초점을 맞춘 모습으로 변화 시키는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마치 레이스카를 모는 듯한 느낌을 전해줄 만큼 굉장히 스포티해진다. 더구나 시승차는 퍼포먼스 패키지가 추가된 모델이라 M어댑티브 서스펜션이 추가됐다. 한층 단단하게 차체를 버티며 안정적인고속 주행과 코너링을 가능케 한다.
하지만 이내 속도를 줄이고 스포츠 모드를 해제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조용한 고급 세단의 모습으로 돌변한다. 방금까지 몰아 대던 그 차가 맞나 싶을 정도로 모습을 싹 바꿔버린다. BMW G보디의 공통된 특징 중 하나가 굉장히 부드럽고 여유로운 움직임을 보여 주는 것인데, M440i xDrive 쿠페에도 어김없이 적용됐다.
단단하게 텐션을 유지하던 서스펜션은 일반 모드에선 포용력이 높아져 도로에서 오는 충격을 대부분 걸러낸다. 또한 실내에 유입되는 소음도 효과적으로 잘 걸러냈다. 고성능에 초점을 맞춘 M퍼포먼스 모델이라지만 이 정도로 성격을 극과 극으로 바꿀 수 있다면 데일리카로 이용하다 주말 서킷 주행을아무 문제 없이 즐길 수 있는 범용성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또한 M440i xDrive 쿠페에는 자율주행 2 레벨에 맞는 BMW의 최신 주행 안전 및 편의 시스템인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패셔널이 기본 적용돼 있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이용한 정속 주행과 스티어링 및 차선 유지 어시스트를 기능을 이용하면 꽉 막히는 도로에서도 주행 스트레스를 덜어 낼수 있다.
BMW는 동급 프리미엄 브랜드 대비 스포츠 드라이빙 감각을 중시한다. 브랜드 모토가 ‘Sheer Driving Pleasure(진정 운전하는 즐거움)’ 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 이러한 모토를 통해 생산된 모든 BMW는 파워풀한 동력성능을 바탕으로 직관적인 스티어링 감각을 겸비했다. 브랜드 엔트리인 1시리즈부터 플래그십인 7시리즈까지 이 특징을 공유하고 있다.
이번에 시승한 BMW M440i xDrive 쿠페는 BMW의 진정 운전하는 즐거움을 가장 압축적으로 즐길 수 있는 모델이다. 역동적이고 직관적인 핸들링 감각은 스포츠 성향의 2도어의 날렵한 쿠페에서 오롯이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Verdict>
4시리즈에서도 고성능 M퍼포먼스를 만날 수 있게 됐다. M퍼포먼스 모델의 차별화된 디자인과 일반인도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는 출력, 역동적인 주행감각을 즐겨보자.
Good
- 프론트 미드십을 연상하게 하는 미려한 측면 라인. 응당 쿠페란 이런 것.
- 1인 혹은 2인이 데일리카로 이용하기에도 충분히 편안한 주행감각. 하지만 달려야 할 땐 무섭게 돌변한다.
Bad
- 보고 또 봐도 적응이 안되는 전면부 디자인.
- 휠베이스가 조금 길어졌지만 뒷자리를 권하기엔 여전히 미안한 마음
<Competitor>
- 메르세데스-AMG C 43 4매틱 쿠페 : 보다 높은 출력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원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