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코리아가 오는 9월 18일 4세대 알파드(이하 신형 알파드)를 국내 출시한다. 국내에는 처음 데뷔하는 토요타 알파드의 과거를 되짚어 이 차의 가치를 파악해본다.
토요타 알파드는 애초 일본 내수 시장을 위해 개발한 고급 승용 미니밴이다. '알파드(Alphard)'라는 이름은 헤라클레스가 물리친 아홉 머리 괴물 '히드라' 별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의 명칭이다. 참고로 알파드의 또 다른 이름 '벨파이어(Vellfire)'는 부드럽다는 '벨벳(Velvet)'과 열정적이라는 이름의 '파이어(Fire)'를 합친 이름이다.
기존 하이에이스와 달리 더 고급차라는 인식을 주기 위해 엠블럼 역시 V 형태의 고유한 휘장을 더했다. 이를 통해 일본 뿐 아니라 특히 동남아국가에서는 확실한 고급차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었다.
1세대 토요타 알파드(AH10)
1세대 알파드(코드명 AH10)는 2002년에 탄생했다. 알파드는 국민 승합차로 통하는 하이에이스의 고급화 모델이다. 당시 미니밴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토요타는 이미 프리비아와 에스티마를 라인업에 두고 있었지만 고급감을 더 추가한 신생 모델이 필요했던 상황. 토요타는 프리비아와 에스티마 플랫폼을 기반으로 캠리의 승용감각과 편의장비를 갖춘 모델로 알파드를 앞세웠다.
판매에도 독특한 전략을 취했는데, 딜러십에 따라그릴과 엠블럼이 다른 차를 팔았다. 알파드 G는 토요펫, 알파드 V는 넷츠에서만 독점 판매를 시도했다. 이런 방식은 훗날 알파드와 벨파이어가 차명을 분리해 판매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알파드는 오롯이 승객을 위한 미니밴으로 출시했다. 외관에는 알파드 전용 엠블럼을 장착했고, 실내 인테리어는 내수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해 우드 패널로 꾸몄다. 고급 감성을 위해 양문 슬라이드 도어와 이지 클로저, 파워 윈도우 등의 편의 기능도 대거 적용했다.
특히, 승용 전용 모델인 만큼 실내 공간에도 집중했다. 알파드는 프레임 위에 차체를 조립하는 방식인 바디 온 프레임을 활용했다. 일본의 도로를 감안해 디자인한 만큼 전폭은 여느 미니밴 모델처럼 좁았으나, 전고를 늘려 실내 공간에 여유를 더했다.
파워트레인은 직렬 4기통 2.4L 가솔린 엔진과 V형 6기통 3.0L 가솔린 엔진으로 구성했다. 그리고 2003년 7월, 토요타는 알파드에 2.4L 가솔린 하이브리드를 추가했다. 변속기는 모두 4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했고, 2005년 1세대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3.0L 가솔린 엔진에 5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구동방식은 전륜구동(FF) 기반이며 옵션으로 사륜구동(AWD) 선택이 가능했다. 특히 V6 모델은 일본 최초로 레이저 유도 방식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장착했었다.
2세대 알파드, 벨파이어의 등장
그로부터 6년 후, 2008년 2세대 알파드(AH20)가 출시했다. 2세대 알파드는 2007년 도쿄 모터쇼에서 선보인 FT-MV 쇼카를 토대로 개발했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플랫폼이다. 중형차 위주의 K 플랫폼에서 준중형차 위주의 신형 MC 플랫폼으로 변경했다. 1세대 대비 무게 중심을 낮춰 주행 안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내외관도 개선했다. 헤드램프와 그릴 디자인을 날렵하게 다듬었고, 실내에는 2열 독립 시트(7인승 기준)를 적용했다. 파워트레인은 기존 라인업에서 V형 6기통 3.0L 가솔린 엔진을 삭제한 대신 V형 6기통 3.5L 가솔린 엔진을 적용했다. 하이브리드 역시 직렬 4기통 2.5L 가솔린으로 배기량을 키웠다.
2세대에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은 ‘알파드’를 기반으로 한 ‘벨파이어’의 출현이다. 벨파이어는 알파드의 디자인과 이름을 달리해서 판매하는 모델이다. 같은 차량을 디자인과 이름만 바꿔 내놓을 수 있었던 건 일본의 판매 방식 때문이다.
토요타는 직영이 아닌, 4개의 딜러사(토요타, 토요펫트, 코롤라, 넷츠)를 통해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다. 이 중 토요펫트가 알파드를, 넷츠가 벨파이어를 맡았다. 넷츠는 젊은층을 공략하는 특성상 알파드의 이름을 ‘벨파이어’로 변경하고 디자인에 스포티한 매력을 가미했다.
2015년에는 3세대 모델(AH30)이 출시했다. 3세대 알파드는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을 완전히 키우고, 크롬 소재를 통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실내도 고유의 매력을 유지해다. 또한 조수석 롱 슬라이딩 기능을 적용하고 2열 시트를 조정해 뒷좌석 공간의 활용성도 더욱 높였다.
파워트레인은 기존과 동일하게 운영하며, 하이브리드는 직렬 4기통 2.5L 2GR-FXE로 변경했다. 이를 통해 3세대 알파드 하이브리드의 복합 연비는 18.4km/l를 기록했다. 또한 플랫폼은 2세대와 동일하지만, 후륜 서스펜션으로 토션 빔 대신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을 채택해 승차감도 개선했다.
국내 출시를 앞둔 4세대 알파드는 무려 8년 만에 풀체인지를 단행했다. 새로운 TNGA-K 플랫폼을 기반으로 차체 강성을 높이고 소음도 개선했다. 파워트레인은 직렬 4기통 2.5L 가솔린 및 하이브리드로 구성했다. 국내에는 하이브리드 사륜구동(AWD),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단일 트림만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미니밴을 장악한 카니발에게 대항마가 생긴다는 소식은 꽤 흥미롭다. 다만 알파드의 내수 가격이 기본 540만엔(약 4,900만 원), 풀옵션 872만엔(약 7,909만 원)이므로 국내에선 8,000만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카니발과의 맞대응을 예고한 만큼 신형 알파드 하이브리드의 상품성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