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는 날카로운 주행 감각을 통해 운전 재미를 전달하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이를 완성하는 데 엔진도 큰 역할을 한다. 강력한 출력은 당연하고 부드러운 작동감과 가속 페달 조작에 따라 빠르게 반응하는 답력이 바로 그것. BMW의 ‘실키 식스’라 불리는 직렬 6기통 엔진이 명성을 배경과 일치한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BMW의 직렬 6기통 엔진의 과거 현재에 대해 알아본다.
1936년, BMW 직렬 6기통 엔진의 시작
BMW 직렬 6기통 엔진이 최초로 세상에 이목을 끌기 시작한 건 1936년이다. BMW 238에 적용한 배기량 2.0리터 직렬 6기통 M328 엔진이 그 주인공이다. M328 엔진은 시대를 앞서는 혁신 기술의 집합체였다. 지금으로부터 90년이나 이전 기술임에도 알루미늄 실린더 헤드를 사용했고 DOHC와 유사한 밸브 제어 기술도 적용한 게 대표적이다.
수치적으로도 인상적이었다. M328 엔진의 초고출력은 80마력, 최대 토크는 13.8kgm를 발휘했다. 당시로선 무척 높은 출력 수치였다. 무엇보다 엔진 회전수가 최대 5,000rpm에 이른다는 점도 놀라움을 자아냈다. 게다가 회전할 때 질감도 매끄러워 본격적인 ‘실키 식스’의 명성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974년, 레이싱카로 확장한 실키 식스의 명성
1973년은 실키 식스의 명성이 전 세계적으로 확장한 해다. 1968년 개발한 M30 직렬 6기통 엔진의 고성능 버전을 BMW 레이싱카 역사에 길이 남을 BMW 3.0 CSL 쿠페에 적용했던 것이다. 이 엔진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M30 직렬 6기통 엔진의 흡배기 밸브가 실린더당 4개였다는 점이다. 당시는 실린더 당 2개의 밸브를 쓰는 게 일반적이었던 것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덕분에 엔진 반응 속도는 빨라지고 고출력으로 세팅하는 데도 유리했다.
출력을 끌어올린 M30 엔진은 최고출력 450마력이라는 무시무시한 출력을 뿜어냈다. 그 결과 BMW 3.0 CSL 레이싱 쿠페는 1973년부터 1979년까지 5년 연속 유럽 투어링카 챔피언십을 비롯해 수많은 대회에서 우승을 휩쓸었다. BMW 실키 식스 엔진에 ‘강력함’이라는 수식어를 더하는 계기를 만든 셈이다.
1978년, 최초의 M 전용 직렬 6기통 엔진의 탄생
1978년에는 최초의 M 버전 직렬 6기통 엔진이 탄생했다. BMW M 최초의 전용 차이자 BMW 최초의 미드십 슈퍼카 ‘M1’에 탑재한 M88 직렬 6기통 3.5리터 엔진이 그것이다. 고성능 모델을 위한 전용 엔진답게 첨단 기술도 대거 적용했다.
따라서 여러 수식어들이 붙는데, 그중 대표적인 게 ‘최초의 양산형 DOHC 엔진’이다. 아울러 ‘독립식 스로틀 밸브를 사용한 인젝션 기술’, ‘드라이 섬프 윤활 방식’도 탑재했다. 이렇게 완성한 엔진은 최고출력 277마력, 최대토크 33.6kgm를 발휘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BMW는 직렬 6기통 엔진의 현대화를 본격화 한 것이다.
1980년, 최초의 직렬 6기통 터보 엔진의 탄생
BMW는 수십 년 동안 직렬 6기통에 자연흡기 방식만 고집했다. 매끄러운 회전 질감을 유지하기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점 더 고출력을 추구하는 시대 요구에 따라 터보차저를 얹을 수밖에 없었는데, 이를 처음 적용한 엔진이 바로 M102 직렬 6기통 3.2리터 엔진이다.
M102 엔진을 탑재한 차는 1980년 출시한 1세대 7시리즈 그것도 745i에 적용했다. 첫 번째 시도를 담은 엔진이었음에도 플래그십에 얹을 수 있을 만큼의 자신감을 표출했던 것이다. 수치도 최고출력 252마력과 2,600rpm의 낮은 영역부터 4,000rpm에 이르는 고른 영역에서 최대토크 38.7kgm를 발휘하며 준수한 성능을 뽑아냈다.
2000년, 리터당 100마력을 넘어선 고회전 자연흡기 직렬 6기통 엔진 개발
새 천년에 접어들어 BMW는 직렬 6기통 엔진에 더욱 강력한 성능과 감성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중 대표적인 엔진은 E46 M3에 탑재한 S54B32 직렬 6기통 3.2리터 엔진이다. 1990년을 풍미한 과거 엔진과 비교해 배기량을 늘리고 캠샤프트와 밸브, 압축비, ECU, 스로틀 컨트롤러, 오일 펌프 등 세부적인 개량을 거쳐 완성했다.
더불어 당시 유행했던 고회전 엔진 방식을 적용해 최고출력 343마력을 7,900rpm에서 뿜어낼 수 있도록 제작했다. 37.2kgm에 달하는 최대토크 역시 4,900rpm에서 발휘했다. 단순히 작동 엔진 회전수를 높인 것뿐만 아니라 레드존에 가까워진 순간에도 지치지 않고 부드러운 회전 질감, 호쾌한 배기음까지 갖추며 BMW 실키 식스 엔진에 열광하는 마니아들을 수 없이 양산해 냈다.
2014년, 고성능 트윈터보 직렬 6기통 엔진의 시작
2000년 이후 BMW 직렬 6기통 엔진의 발전 속도는 점점 가속도가 붙는다. 대표적인 예로 5세대 BMW M3에 탑재한 S55 직렬 6기통 3.0리터 트윈파워 터보 엔진을 꼽을 수 있다. S55는 N55의 고성능 버전으로 기본형으로도 충분한 매력을 담았다고 평가받는다.
여기에 M 전용 엔진으로 튜닝하며 엔진 블록, 크랭크샤프트, 피스톤, 밸브, 터보차저 등 광범위한 수정을 거쳐 최고출력 460마력, 최대토크 45.1kgm를 발휘했다. 터보 차저를 얹고도 7,600rpm에 달하는 최대 회전수는 과거 S54 엔진에서 물려받은 유산이다. RPM 게이지가 레드존에 가까워져도 활기찬 반응은 짜릿함을 더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현재까지 이어지는 BMW 실키 식스의 매력
BMW 직렬 6기통 엔진은 B58, 그리고 S58 두 가지 버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둘 모두 3.0리터 배기량에 트윈파워 터보를 장착해 고성능을 지향한다. 다만, 세부 설정에서 차이를 둔다. B58은 최고출력 387마력으로 세팅해 M340i, M440i, Z4 M40i, M240i 등에 폭넓은 활용성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반면, S58은 M을 위한 고성능 엔진으로 세팅했다. 2개의 터보는 압축비를 더욱 쥐어짜고 엔진 최대 회전수도 7,200rpm까지 끌어올렸다. 부품 조합도 달리해 달성한 최고출력은 510마력. 이렇게 다듬은 S58은 현재 판매 중인 M3와 M4 그리고 X3 M, X4 M의 컴페티션 버전에 탑재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실키 식스라 불리는 BMW 직렬 6기통 엔진의 명성은 오랜 시간에 거쳐 완성시켜 온 결과물이다. 현재의 BMW 직렬 6기통 엔진에서 경험할 수 있는 날카로운 반응 속도, 매끄러운 회전 질감, 강력한 힘은 이러한 과정 속에서 담금질 된 것들이다. 따라서 BMW 역시 점점 전동화 물결을 받아들이는 가운데, 차세대 실크 식스 엔진은 어떤 변화를 담고 어떤 매력을 발산할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