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바이에른주 뮌헨에 위치한 BMW 박물관은 자동차 마니아로서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장소다. 실제로 독일 뮌헨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이곳은 BMW 태초부터 현재까지 모든 지난날을 소개하는 장소며, 1973년 처음 문을 열었다. 엔진 모양의 타원형 본관 건물 옆쪽에 위치한 BMW 박물관은 원형의 독특한 형태로 더욱 눈길을 끈다. 본사 건물에서 내려다보면 옥상에 그려놓은 BMW 엠블럼을 확인할 수 있다.
BMW 박물관은 지름 20m, 높이 40m, 면적 5000㎡ 규모를 자랑한다. 형태만큼이나 내부 구조 역시 독특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내부는 중앙 에스컬레이터가 꼭대기 층까지 한 번에 이어져 있어, 순차적으로 돌아 내려오면서 BMW의 역사를 즐길 수 있다. 약 1000m 길이 나선형 경사로를 내려오면서 총 25개의 전시 공간을 둘러볼 수 있다. 전시 공간에는 1916년 바이에른 비행기 제조사로 출발했던 BMW가 처음 내놓았던 비행기부터 엔진, 모터사이클, 레이스카, 최신 자동차 모델과 콘셉트카 등 제품 120여 대가 전시되어 있다.
BMW 박물관에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만 있는 건 아니다. 구름다리로 이어진 곳에는 BMW 출고센터, ‘BMW Welt(BMW 벨트)’가 위치한다. 2007년 문을 열었다. 잠시 이름에 대해 살펴보면, ‘Welt’는 독일어로 세상을 뜻한다. 다시 말해, ‘BMW 세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BMW 벨트에는 현재 BMW에서 판매하는 신차 및 모터사이클 전시, 출고장, 시승 센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입장료가 없다는 점이다.
BMW 박물관에는 꼭 봐야 할 모델들이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담아야 할 모델은 지금의 BMW를 있게 한 BMW 3/15 DA-1다. 최초 모델로 BMW가 AWE를 인수한 후 딕시 DA-1을 라이선스 제작하면서 역사가 시작되었다. 이후 BMW는 1929년부터 딕시라는 이름 대신 BMW 3/15 DA-1이라는 독자적인 모델로 생산을 시작했다. 이 모델은 4기통 엔진을 품어 15마력을 냈다.
다음으로 살펴볼 모델은 BMW 100년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모델로 꼽히는 328이다. BMW 로드스터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명작이다. 이 모델은 1936년 처음 세상의 빛을 보기 시작했다. 당시 각종 레이싱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디자인은 물론 성능까지 위대하다는 걸 과시했다. BMW는 1936년부터 1940년대까지 총 464대의 328을 생산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후에도 유려한 디자인과 BMW만의 헤리티지가 잘 녹아있어, 현재도 많은 BMW 콘셉트카의 오마주가 되는 모델이기도 하다.
1962년 등장한 BMW 1500은 파격적이지도, 328처럼 멋스러운 외모를 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BMW를 있게 한 효자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BMW는 영원한 라이벌 메르세데스-벤츠와의 경쟁에서 번번이 패배를 맛보고 있었다. 게다가 고성능차 시장에서도 이렇다 할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면서 파산 위기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1500이 등장하면서 전세는 완전히 뒤집어졌다. 이 모델은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자동차 디자인의 이정표를 세웠다는 극찬을 받으며 BMW를 부활시켰다. 인기가 높아지자 BMW는 뮌헨 근처에 위치한 한스그라스 공장을 인수하며 생산량을 늘렸고, 1600, 1600-2, 2500, 2800 등 다양한 모델을 내놓았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모델은 세 번째 Z 시리즈인 Z8이다. Z8은 특별한 탄생 배경을 가지고 있다. BMW는 507을 오마주 한 콘셉트카로 Z8을 만들었다. 애초에 목적은 모터쇼에 내놓기 위한 쇼카였다. 하지만 Z8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고, 결국 BMW는 양산을 결정한다. 2000년부터 2003년까지 단 5,700여 대만 생산되었으며, 지금까지도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모델이다. Z8에는 8기통 5.0L DOHC 엔진이 들어갔다. 최고출력은 무려 400마력이다. 이런 이유로 Z8은 디자인과 성능 모두를 겸비한 로드스터로 인정받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