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dict
5기통 터보 엔진과 7단 S트로닉의 절묘한 조합과 콰트로를 더한 화룡점정이 백미
GOOD
- 매끈한 내외관과 확실하게 눈길 끄는 컬러
- 누군가 ‘서민의 V10’이라고 할 정도로 부드러운 회전 질감
BAD
- 그렇게 튀고 싶으면 왜 아우디를 사?
- 자기만족에 7,770만원을 태울 수 있는 용자를 위한 차
Competitor
- BMW M2 : 운전의 재미로 보자면 우주최고의 차
- 아이오닉 5 N : 자동차가 발휘할 수 있는 퍼포먼스의 영역을 더 확장시킨 자동차
아우디는 독일 프리미엄 메이커로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가 펼치는 고성능 브랜드 전략과는 색다른 방식을 취하고 있다. 우선 고성능 브랜드를 별도로 두고 익스테리어 튜닝 파츠를 덧붙이는 라인업 방식은 똑같지만 아우디는 고성능 브랜드를 아우디 S와 아우디 RS로 다시 나눴다. 종합해보면 아우디는 S라인과 S 그리고 RS로 계층을 모두 4단계로 나눈다.
가장 차별화되는 시점은 바로 전륜구동 기반이라는 점. 그리고 여기에 전매특허인 네바퀴 굴림 방식 ‘콰트로’를 통해 아우디의 주행방식 차별화에 방점을 찍는다. 이번에 시승한 아우디 RS3는 바로 이 콰트로와 터보차저로 고성능화를 이룬 가장 극단적인 모델이다. 경쟁 그룹 모델은 BMW M2와 메르세데스-AMG A45를 손꼽을 수 있는데 아우디 RS3는 전혀 다른 길을 걷는다.
파격적인 디자인과 색상
기반 모델인 아우디 A3는 세단과 해치백 두 종류로 양산된다. 하지만 해치백의 무덤이라 불리는 한국시장에 세단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은 필연적이었을 터. 여기에 고성능 모델인 아우디 RS3를 도입한 결정은 상당히 파격적인 행보다. 그만큼 이 차의 내외관은 그야말로 파격 일색이다. 밝은 녹색 컬러로 차체를 뒤덮은 차체 색상을 시작으로 전후 펜더를 크게 부풀리고 대구경 브레이크 시스템과 전용 휠 그리고 전후 범퍼는 과격하고 공격적인 모습으로 날카롭게 가다듬었다.
아우디 RS3는 고성능 전륜구동 퍼포먼스 세단으로 전후 타이어 구성이 색다르다. 아우디 RS3 시승차 타이어 기준으로 브릿지스톤 스포츠 타이어를 장착했는데, 앞 265/30ZR19, 뒤 245/35ZR19로 앞바퀴 타이어 넓이가 더 넓다. 이는 전륜구동의 효과를 더 극대화하는 목표를 드러낸 것이다. 펜더 역시 뒤보다 앞을 더 키워 힘에 대한 암시도 증폭시킨다. 기능적으로도 전륜구동 자동차들의 오버스티어링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앞바퀴 굴림 방식 퍼포먼스에 대한 아우디에 오랜 노하우는 콰트로 맞물려 그 효과를 더 극대화한다. 네바퀴를 굴려 달리는 자동차는 가장 안정적이다. 하지만 고속 크루징에선 효율에 손해를 보기 때문에 회전시 네바퀴의 장점을 살리면 되는데, 기계식 사륜구동인 콰트로는 이 측면에서는 경쟁자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성능을 발휘한다. 이미 목숨을 걸고 달리던 사나이들의 세계로 불렸던 WRC 그룹 B 시절에 얻어낸 결과다.
아우디 RS3 인테리어도 이런 고성능 모델에 걸맞는 속내를 갖췄다. 세미 버킷 시트는 기능과 미적으로도 출중할 뿐 아니라 바닥과 등 부분에는 허니콤 패턴 자수를 더해 세련미를 뽐낸다. 여기에 헤드레스트 바로 아래 목 부분에는 ‘RS’ 레터링을 양각으로 더해 소유자의 자부심을 부채질한다. 2열도 의외로 앉을 만하고 트렁크 공간도 적절하게 뽑았다. 크다고 보긴 어려워도 전장 4,530mm 준중형차로서 보면 그렇다.
압도적인 백미로 보자면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1열 대시보드 디자인이 끝내준다. 남자라면 설렐 요소는 다 들어찼다. 스티어링 휠은 D컷으로 깎아놓은 데다 알칸타라로 감싸고 마지막에 붉은색 스티치로 마무리했다. 대시보드는 선과 면의 날카로운 조합으로 무심한 듯 보이지만 치밀하다. 여기에 남자의 다이아몬드라 불리는 카본 소재를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콰트로 배지를 더해 화룡점정을 이룬다. 시야는 콤팩트 세단 정도로 확 트이진 않았지만 사각지대가 적었고 차폭을 가늠하기가 매우 수월했다.
압도적 가속력 하지만 호불호 나뉠 것
아우디 RS3가 국내에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마도 현대차 아반떼N이 개척한 고성능 콤팩트 세단 수요에 어느 정도 편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있었으리라. 그만큼 이 차는 덩치 치고는 담대한 출력을 자랑한다. 싱글 터보로 힘을 보탠 5기통 2,480cc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으로 무려 407마력을 발휘한다. 최대 토크도 50.9kg.m으로 공차중량 1,635kg짜리 세단을 가차없이 밀어낸다.
순간 가속력도 대단한데 추월 가속력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최고속 280km/h까지 가는데 어느 한 구간 멈칫하는 순간이 없을 정도다. 호쾌한 힘을 어떻게 이 작은 차체에 담았는지 궁금해질 정도. 그래서 보닛을 열어보면 감탄을 하게 된다. 5기통 엔진이 들어찬 엔진룸은 그야말로 손날 하나 들어갈 틈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하다.
직선 구간에서 뻗어나가는 순간은 얼마간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상쾌한 경험이었다. 회전 구간에서는 오버스티어링을 구현하기 위해 조금 과격하게 밀어붙였지만 265까지 키운 타이어는 웬만해선 중립을 잃지 않았다. 반면 전륜구동이면서도 이렇게 또렷하게 핸들링이 느껴진 차가 있었는지 되짚을 정도로 핸들링에 날이 빠짝 서 있다. 특히 RS모드에 토크 리어 기능을 활성화 시키면 전후 구동력을 일방에 배치시킬 수 있고, ESC를 비활성화해 통상 생각하는 차의 앞뒤 균형을 의도적으로 무너 트릴 수 있다. 연습이 필요하지만 전륜과 후륜에 구동력을 몰아넣어 드리프트까지 노릴 수 있다.
배기음은 낮은 RPM에서 특유의 공명음을 5천 RPM 이상의 영역대에선 날카로운 하이톤 배기음까지 모두 누릴 수 있다. 이 사운드 자체는 아우디 RS의 전매특허인데, 대체로 중고음 사운드로 높은 RPM에서 더 도드라지게 표출된다. 7단 S트로닉 변속기를 패들 시프터로 변속단을 조정하면서 엑셀링을 더하갈 때는 드라이빙의 재미를 더욱 더 극대화할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 도 일부 존재한다. 초반 가속감을 차속이 높아진 이후 추월 가속력과 빗대어 보면 일정한 느낌이 들지 않아 어색하기 그지 없다. 아울러 낮은 속도에서 공명음은 다소 괴로울 정도다. 어느 정도 달리고 나면 사라지지만 차가 열을 받고 속력을 내기까지는 견뎌야 한다. 가장 난해한 점은 제동력이다. 시승차만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제동력이 일정하지 않은데다 철컥거리는 괴팍한 소음도 피할 수 없었다.
서스펜션 시스템도 차의 주행모드에 따라 조금 더 하모니를 맞출 필요가 있다. 모드간 차별화되기 보다는 그저 자기 주장이 강하다. 아울러 이 차급에서 다른 차들이 발휘하는 더 개성 넘치는 배기 사운드도 손볼 필요가 있다. 심지어 이 차보다 몇 천만 원이 더 싼 국산 퍼포먼스 차들도 가진 그 정도 수준까지는 발휘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아우디 RS3가 처음 상륙한 한국시장에서 이 차의 매력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전륜구동 퍼포먼스 세단으로 5기통 터보 엔진이 발휘하는 400마력대의 담대한 출력은 그 자체로도 매우 희귀하고 개성이 넘친다. 적어도 고성능 모델에 대한 훌륭한 선택지가 하나 더 생겼다는 점은 너무 반가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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